코스콤의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를 두고 정지석 사장의 적자기업 졸속인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스콤의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를 두고 적자기업 졸속인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 금융산업 노동조합 코스콤 지부(이하 코스콤 노조)는 임기가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정지석 사장이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기업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지난 25일 펀드 사무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사무관리회사인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HSBC아시아태평양홀딩스는 이날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지분 92.66%를 코스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향후 6개월 안에 지분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코스콤은 인구 고령화와 저금리 등 상황 속에서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로 자산운용 정보기술(IT) 분야에 새롭게 진출, '웰스테크 플랫폼(Wealth-Tech Platform)'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지분 인수 결정에 대해 코스콤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효일 코스콤 노조위원장은 "임기 3개월 남은 (정지석) 사장이 적자기업을 무리해서 인수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번 결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현 사장은 해당기업을 인수하더라도 뭘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다"고 지적하며 "왜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기업인수를 3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졸속으로 추진하는가"라고 물었다.

정지석 사장은 지난 2017년 12월 코스콤 사장에 취임했다. 정 사장은 1987년 코스콤에 공채로 입사 후 경영전략본부장, 시장본부장, 정보본부장 등을 지낸 첫 내부 출신 사장으로, 오는 11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효일 위원장은 "(정지석) 사장은 동지들(노조)의 뜻을 권위로 짓밟으며 강제로 적자기업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며 "인수후 기업의 발전가능 여부는 상관없이 인수 자체에 당 조합이 모르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코스콤 노조 측은 정 사장 뿐만 아니라 이번 인수 건을 맡은 전무이사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사무수탁사(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를 추진한 전무이사는 전 인사부서장이 자신의 고과를 직원들 몰래 셀프수정한 인사부정 사건의 최종 결재자였다"며 "당시 인사부서장이었던 모 인사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본부장 승진을 위해 자신의 과거 고과를 수정했으며, 이를 전무이사가 (정지석) 사장의 결재권을 위임받아 전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담당 팀장과 당사자인 인사부서장은 (앞서) 직책을 내려놓았지만 정작 결재권자였던 전무이사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현재까지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번 HSBC펀드서비스코리아 인수가 정 사장의 대학 후배인 전무이사의 사장을 향한 은혜에 대한 보답이거나  혹은 인사부정부터 적자회사 인수까지 두 사람의 합작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정 사장의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투장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그 동안 끊임없는 줄세우기 인사, 학연 인사로 상대적 박탈감만 준 사장은 내부출신 사장에 대한 불신만 주었다"며 "이번 사무수탁사 인수건 역시 파행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알려지지 않은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어서 기습 통과시키려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실망밖에 남은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지석 사장의 인사부정, 독단적 적자기업 인수에 반대하며, 이를 바로 잡는 방법은 사장직을 내려 놓는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정지석 사장의 퇴진시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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