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임기 3개월여를 앞두고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 온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 막바지 드라이브를 걸면서 연임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신한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임기 3개월여를 앞두고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 온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 막바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초일류 글로벌·디지털 은행'를 향한 행보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그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 디지털혁신 행보가 가파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6일 마이아이디 기반의 분산신원확인기술을 도입을 시작으로 1일에는 SK텔레콤과 5G 기반 혁신 미래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 디지털 신기술 기반 신규사업 기회 발굴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3일에는 영업방식을 혁신할 창구없는 영업점 디지털영업부와 AI(인공지능) 중심으로 은행의 변화를 이끌 AI통합센터(AI Competency Center·이하 AICC)를

출범했다. 디지털영업부와 AICC의 출범은 ‘가속화된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변화를 미래 신한은행을 위한 준비의 기회로 삼는다’는 진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신한은행은 영업과 업무방식의 지원 및 보완 목적으로, 디지털이 아닌 은행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4일에는 행정안전부와 ‘전자증명서 발급·유통시스템(전자문서지갑) 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권 최초로 '전자문서지갑'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자증명서 발급·유통시스템은 정부의 ‘디지털 정부 혁신 발전계획’에 따라 종이증명서 제출에 따른 불편 및 사회적 비용 최소화를 위해 민원 서류의 신청 및 제출 전 과정에서 전자증명서를 사용한다.

전자증명서는 본인만이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자기정보저장소에 암호화된 상태로 보관되어 스마트폰 분실 시에도 정보 유출 우려가 없으며 블록체인 보안기술을 적용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진 행장 취임 이후 디지털 성과도 뚜렷하다.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 동기(1320억원) 대비 20.4% 증가했다. 하반기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디지털 실적은 전년(284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한국표준협회 이상진 회장이 8월 20일 서울 중구 소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프리미엄브랜드 CEO 대상 수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의 하반기 글로벌 사업 행보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신한베트남은행 지난달 베트남 주요 사립 대학교인 반랑(Van Lang) 대학교와 업무협약 체결로 베트남 밀레니얼 Z세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베트남 최초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메콩캐피탈과 업무협약을 통해 펀드 출자, 펀드 수탁, 펀드 파이낸싱에 이르는 종합 IB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재 외국계은행 최다인 36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껀터시와 바리아붕따우 성을 포함해 추가로 5개 지점을 설립해 베트남 현지 영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세계한인무역협회와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20개국 153개 해외 네트워크에서 검증된 신한은행의 해외 금융지원 노하우와 68개국 7000여명의 한인 경제인과 2만1000여명의 차세대 한인 경제인을 회원으로 보유한 월드옥타의 해외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를 통해 양 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진행됐다.

주요 내용으로 ▲해외 현지금융 컨설팅 및 해외금융 지원 ▲중소기업 해외진출 온라인 플랫폼 사업 지원 ▲월드옥타 국내외 교육 프로그램 ▲해외 일자리 창출 등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2019년 기준 신한은행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은 3702억원으로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글로벌 손익비중(15.9%)을 달성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의 올 상반기 글로벌 순수익은 1396억원으로 전년동기(1711억원) 대비 18% 하락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대손충담금이 올라가면서 손빅비중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글로벌·디지털 혁신으로 높은 평가받아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대한민국 프리미엄 브랜드 CEO 대상'을 수상한 진 행장의 연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은 바로 '실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2조32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2조439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KB국민은행에 밀려 2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에 6265억원으로 국민은행(5863억원)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가 싶었지만, 2분기에 5142억원에 머무르면서 660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국민은행에 밀렸다. 상반기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1407억원이며 국민은행은 1조2467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기 동안 디지털·글로벌 부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실적도 꾸준하다"면서 "진 행장은 온화한 카리스마로 직원들과 스스럼없는 소통을 즐기는 분으로 지주를 포함한 내부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내부 두터운 신망과 함께 실적까지 챙긴다면 연임은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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