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펀드규모 6월말 1조 달러 돌파...전분기보다 72% 증가
코로나 펜데믹에도 탄력받는 글로벌 ESG 펀드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펀드투자 열풍이 거세다. 세계적인 펀드분석회사인 미국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ESG 펀드 규모가 2020년 6월말 기준 미화기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 2분기에도 글로벌 ESG 펀드는 전 분기 대비 72% 증가한 711억 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투자액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유럽 86%, 미국 14.6%, 호주·일본·아시아지역 -0.6%으로 유럽이 압도적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올해 2분기에 125개 ESG 상품을 새로 만들었으며, 기존 금융상품도 ESG 펀드로 브랜드를 바꾸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이 ESG 펀드 열풍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투자가들은 이전에도 ESG 펀드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나 코로나위기가 친환경적 인식변화를 촉발했다.

모닝스타의 존 헤일 북미지속가능연구책임자는 "주주이익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기업보다 종업원·고객·공급망 등 이해관계인의 가치를 우선순위에 둔 기업이 코로나 펜데믹의 위기에 탄력적이라는 생각이 투자가들 사이에 굳어졌다”고 주장했다.

세계최대 자산관리사인 블랙록의 최신보고서를 포함, 다수의 보고서에서도 코로나 위기동안 ESG 위험요소를 고려한 기업이 여타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SG 정보, 글로벌 투자자 선택에 영향 미쳐

모닝스타의 행동과학팀장인 라이언 머피와 사만타 라마스연구원은 지난 8월 발표한 연구를 통해 “지난 3월 시장이 붕괴할 당시 경기침체가 ESG 투자에 대한 관심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펜데믹 하에서도 ESG는 투자자에게 여전히 중요했다”고 주장했다.

모닝스타의 연구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우선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의 시기에도 ESG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펀드의 지속가능성 등급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머피와 라마스는 “ESG 정보가 있으면 포트폴리오의 평균 ESG 점수가 높아 기업가치가 상승해 고객은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ESG 정보는 투자자가 단기 수익률에만 신경쓰는 근시안적인 초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에 따라 투자자문사는 고객과 균형 잡히고 의미있는 상담을 할 수 있다.

특히 ESG 정보가 추가되면 투자자가 너무 많은 정보에 압도당해 오히려 주어진 정보를 무시해 버릴 우려도 있다. 따라서 투자 자문사는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를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ESG 펀드, 단순 마케팅 수단 전락 주의해야

ESG 펀드 투자가 글로벌 트랜드로 부상하고 있지만, 위험요소도 내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마다 ESG 평가기준과 등급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ESG 부문에 통일된 회계기준이 없으며, 이에 따라 신용평가기관이 투자자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서로 다른 지침을 내놓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ESG 펀드가 투자자를 유혹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7월말 현재 ESG 펀드는 41개, 순 자산 규모는 4618억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최근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린뉴딜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ESG 투자자산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ESG 등급이 수익률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ESG 투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투자에 따른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ESG 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투자대상기업의 평가기준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광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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