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선수들.

K리그 클래식 하위권을 맴돌던 FC서울이 드디어 기지개를 폈다. ‘슬로 스타터’라는 별명답게 리그 개막 석 달 만에 진가를 되찾은 모습이다.

서울은 최근 리그 ‘1강’ 전북 현대를 제압한 것을 포함해 3연승을 달렸다. 벌써 8경기(5승3무) 연속 무패다. 시즌 초반의 무기력한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어졌다. 서울은 지난 10일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경기 막판 2분 사이 두 골을 몰아치는 파상공세로 승리를 챙기며 리그 2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서울은 승점 25점(7승4무4패)으로 슈퍼매치 참패를 안겼던 수원 삼성(7승3무4패ㆍ승점 24)도 제쳤다. 리그 초반 가혹하다 싶을 만큼의 부진은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서울이 확 달라진 비결에는 먼저 풍부한 공격 자원에 있다. 박주영(30) 정조국(31) 등 ‘올드 보이’ 투 톱과 신예 골잡이 윤주태(25)가 주인공이다. 특히 서울의 상승세를 이끈 데는 ‘박주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팀 합류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박주영은 지난 4월 4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이어 두 번째 경기였던 인천전에서 2,562일 만에 부활골을 터뜨리며 지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6일 전북전에서는 시즌 3호골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10일 대전전에서 윤주태의 골을 도운 것도 박주영이었다.

상승세를 탄 박주영은 더욱 물이 오를 전망이다. 대전전 선발 출전으로 K리그 개인 통산 1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박주영은 이제 한 치 의심 없는 ‘K리거’다. 현재 36골 10도움을 기록 중인 박주영은 앞으로 공격포인트 4개만 추가하면 K리그 통산 50 공격포인트도 달성한다.  

윤주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16강전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서울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는 울산 학성고 시절 다섯 차례나 득점왕에 올랐을 정도로 골 감각이 뛰어났지만 지난 시즌 10경기 2골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ACL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서울의 공격력에 젊은 피 수혈을 예고했고 교체 투입된 10일 대전전 종료 1분을 남긴 시점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수비도 안정됐다. 스리백과 포백 사이에서 고민하던 최용수(42) 서울 감독은 ACL 탈락을 계기로 스리백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서울은 신예 미드필더 박용우(22)의 활약에 힘입어 최근 8경기에서 단 4골만을 내줬다.

서울은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홈에서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에서 9경기 연속 무패와 ‘2위 다지기’를 노린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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