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과천지정타 1순위 청약 최고 경쟁률 5219대 1… 시세차익 10억 안팎
전문가 "공급 부족·분양가상한제 맞물려 '로또 청약' 광풍 현상 도래"
과천지식정보타운 단지 중 하나인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청약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당첨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만큼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그야말로 ‘로또’인 셈이다. 10년 전매 제한, 대출 규제 등 제약이 있지만 수요자들은 ‘일단 넣고 보자’는 분위기다.

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S1블록·192가구)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54블록·458가구) ▲과천 르센토 데시앙(S5블록·394가구) 등에는 각각 10만2693명, 19만409명, 18만5288명이 신청서를 넣었다.

단지별 평균 경쟁률은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가 534.9대 1, 과천 르센토 데시앙과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가 각각 470.3대 1, 415.7대 1을 기록했다. 이 중 추첨제 물량이 나온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전용 84㎡B형 기타경기지역 청약의 경우 9886명이 신청해 5219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수요가 쏠린 이유는 막대한 시세차익 때문이다. 과천지정타 3개 단지들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공급하는 민영주택에 해당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2400만원 안팎으로 전용 84㎡ 기준 8억원선이다. 인근 시세를 고려하면 최대 1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10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는 중대형 평형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안되는 등 제약이 있지만 수요자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사용자는 “1주택자인데 일단 (청약을) 넣어봤다”며 “되면 대박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 저랑 같은 생각으로 추첨 물량 찔러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사용자 또한 “당첨되면 진짜 로또다”, “시세보다 저렴하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같은 날 세종시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 ‘세종 리더스포레’도 전용 99㎡ 잔여가구 1채 입주자를 추가 모집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7년 12월 분양해 내년 6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특별한 자격 제한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어 입소문을 타고 수요자가 몰렸다. 신청자만 24만9000여 명에 육박하면서 한때 사이트가 마비돼 신청 시간이 연장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오픈했던 세종 리더스포레 견본주택 모습. /연합뉴스

해당 물량은 김경선 신임 여성가족부 차관이 인선 직전 분양권을 포기하면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차관은 고용노동부 재직 시절 실거주 목적으로 이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다주택 해소 차원에서 이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분양 결과 1998년생 20대 A씨가 당첨되면서 새로운 주인이 됐다. 분양가는 4억4000만원선으로 인근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 전용 98㎡ 시세가 14억~1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 10억원의 차익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로또 청약’ 소식에 시장은 이미 과열상태다. 지난 3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도 남양주 ‘별내자이 더 스타’의 커트라인 가점은 65점이다. 평균 당첨 가점은 당해 기준 64.94~71.18점이었으며 전용 99㎡ 주택형은 모두 평균 가점 70점 이상을 기록했다. 현행 가점제에서 4인 가족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점수가 69점임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기준이다.

업계는 고분양가를 통제하기 위해 시행된 분양가상한제가 현재의 ‘청약 광풍’ 현상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풀리면서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내 신규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청약 당첨’을 향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첫 번째는 공급 부족, 두 번째는 분양가상한제, 세 번째는 청약저축 가입자 과잉”이라며 “신규 아파트 공급은 갈수록 줄어들고 서울 도심 재개발은 이뤄지지 않는다. 또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분양가와 시장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흔히 말하는 ‘로또’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청약 대상 물량은 줄어드는데 청약저축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현 정책을 유지하는 동안은 청약 과열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로또 분양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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