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치권·업계·전문가 "인적 자원 활용해 표준 마련, 글로벌에 적용과 확산…위기 극복해야"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말하다' 주제로 열린 e스포츠 포럼 현장. /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최근 막을 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2020 롤드컵)'에서 '담원 게이밍'이 3년 만에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으로 우승컵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전처럼 e스포츠 대부분의 종목을 휩쓸고 다니던 강자의 면모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e스포츠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이런 원인을 e스포츠를 바라보는 나라·대륙별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한다. e스포츠를 산업, 스포츠로서 관리하는 북미와 유럽, 중국과는 달리, 우리나라가 바라보는 e스포츠는 단순 '게임'이라는 부정적 인식과 시스템적 한계에 부딪힌 탓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대표인 조승래 의원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은 12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상헌 의원은 개회사에서 "e스포츠 강국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최근 롤드컵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담원 게이밍이 잘한 것이지 우리가 잘한 것은 아니다"며 "우승을 차지한 담원처럼 뛰어난 인재를 바탕으로 시스템이라도 앞서야 된다.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도 "세계 e스포츠의 역사는 대한민국 e스포츠 역사와 같다. 약 20년 세월 동안 e스포츠를 창조하고, 주도해왔지만 창조자로서의 주도권은 이제 후발 주자들이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다"면서도 "우리는 저력이 있고, 최근 e스포츠 인프라가 구축되는 과정이다.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e스포츠 세계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순서로는 이종엽 젠지 e스포츠 총괄이사와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이 게임단과 정부의 입장에서 바라본 e스포츠가 처한 현실과 표준 마련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 e스포츠 재도약을 말하다' 주제로 열린 e스포츠 포럼 현장. (왼쪽부터) 이종엽 젠지 e스포츠 총괄 이사,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 /정도영 기자

이종엽 이사는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한 타국의 선전과 노력에 상향 평준화가 된 e스포츠 시장에서 과거 강국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이 보유한 인적 자원과 글로벌 관점에서의 교육 시스템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는 국내 e스포츠를 전 세계 프로 스포츠와 비교하며 "브라질(축구), 베네수엘라(야구)의 선수들은 스포츠를 잘하지만, 그 나라의 리그와 시장 규모는 주목되지 않는다"며 "한국의 e스포츠 규모는 글로벌 시장에서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종주국으로서 적은 비중으로, 메이저리그(중국, 유럽 등)에 한국 선수들이 대부분 있는 것을 보면 비율이 어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0년간 e스포츠에 투자한 중국처럼, 시장의 규모와 압도적인 인구 수를 따라갈 수 없다.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 '글로벌+교육'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은 한국 e스포츠가 처한 현실을 통감하며 표준 마련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전달했다.

김 본부장은 "종주국으로서 위기는 있었지만 인적, 물적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표준 마련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생활 스포츠로서 기반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국제적 연대(협력)을 통해 국제 표준이 정립될 필요가 있고, 표준이 있으면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본부장은 e스포츠 국제 표준화 대상으로 ▲대회 운영 규정(대회 규칙, 선수 선발, 중계 표준) ▲경기장 시설·장비(방송 무대, 개인 장비, e스포츠 시설) ▲인력 양성(선수 훈련, 교육 과정, 아카데미 운영) 등 3가지를 꼽았다.

표준화 확산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국제 회의와 박람회, 교육 캠프 등이 필요하다. 내년에 열리는 한·중·일 e스포츠 대회가 표준화를 적용·확산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대회 성공 개최를 통해 표준화 확산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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