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만 감독과 민경삼 단장. /사진=SK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가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감독 경력을 갖춘 트레이 힐만(53) 휴스턴 벤치코치를 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SK는 27일 힐만 감독과 2년간 계약금 40만달러, 연봉 60만달러로 총액 160만달러(약 18억2,600만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2년 조건으로는 KBO리그 사상 최고 높은 감독 몸값이다. 또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2008~2010년)에 이어 리그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다.

SK는 올해 기대 이하의 성적(6위)을 낸 김용희(61)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 감독을 알아봤다. 당초 염경엽(48) 전 넥센 감독에게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시즌 막판 넥센과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염 감독과 사전 접촉설이 사실처럼 불거지며 부담을 느꼈다. 이에 방향을 선회해 외국인 감독과 염 감독을 제외한 다른 국내 후보자들을 리스트에 두고 원점에서 검토했다.

SK는 국내 후보자보다 외국인 감독에 무게를 두고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미국 현지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류준일 대표와 민경삼 단장이 직접 21일과 22일 이틀에 거쳐 3명을 모두 만났고, 결국 미국 메이저리그 감독과 일본프로야구 감독을 거치면서 역량을 검증 받은 힐만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다른 2명은 SK 스프링캠프에서 인스트럭터로 함께 한 조이 코라 현 피츠버그 3루 코치, 한국 무대에서 선수로 뛴 현대 출신 스콧 쿨바였다.

SK 구단 관계자는 “2013년부터 올 시즌까지 4년간 부진한 성적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아시아 야구에 대한 존중과 이해도가 높은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힐만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밝혔다.

힐만 감독은 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는 단 한 차례도 밟지 못했지만 지도자 경력은 풍부하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감독과 2002년 텍사스 선수 육성 디렉터를 거치며 선수 육성에 대한 역량을 쌓았다.

2003년에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감독을 맡아 5년간 일본시리즈 우승 1회(2006년), 준우승 1회(2007년)를 포함해 5시즌 통산 351승14무324패를 기록했다. 이듬해 미국으로 돌아가 2008년~2010년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지휘봉을 잡아 3시즌 통산 152승207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일본프로야구 포함한 감독 통산 성적은 1,358승14무1,302패다.

힐만 감독은 “SK의 새 감독이 돼 영광스럽고 매우 흥분된다”며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해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우승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겠다. 한국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SK는 힐만 감독에게 ‘빅볼’과 ‘스몰볼’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야구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SK는 팀 홈런 182개(2위)를 때려내며 장타 군단의 면모를 뽐냈지만 득점은 752개로 10개 팀 중 9위에 그칠 만큼 세밀함이 부족했다. 실책 역시 105개로 막내 구단 kt(112개) 다음으로 많았다. 마운드 또한 필승조와 추격조 구분 없는 운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힐만 감독은 28일 오전 한국에 입국해 이틀 간 정식 계약과 선수단 상견례 등을 마치고 29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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