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직장인 개인 주식투자자에겐 연말 배당은 13월의 월급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올해엔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한 배당금 감소 우려와 함께 고성장주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존 고배당주는 증시에서 다소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3분기 상장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우려보다 예상외로 선방하면서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도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투자를 줄인 대기업들의 경우 잉여현금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엔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 강화 등으로 인한 주주환원정책이 보다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연말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500개 대기업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8조1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조4486억원(163.2%) 가량 증가한 수치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기업이 사업을 통해 번 영업활동현금에서 부동산이나 기계장비 등 설비투자액을 포함한 자본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이는 보통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자금이다. 물론 기업의 인수·합병 등 향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사용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텔레콤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잉여현금흐름의 상당 부분을 주주배당에 할애하고 있는 만큼 올해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한 경제전망과 소비위축은 변수다.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배당주를 볼 때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해당 기업이 배당을 줄인 전력이 있는지"라며 "배당주 투자에서 가장 큰 위험요인은 예상보다 DPS(주당 배당금)가 적거나 없을 위험인데, DPS를 줄인 전력이 없는 기업만 고르면 해당 위험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그 해 이익에 관계없이 DPS가 꾸준했던 고배당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또한 DPS를 줄인 과거가 있더라도 올해 순이익이 회복돼 다시 배당여력이 생긴 종목들도 주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민규 연구원은 과거 DPS를 줄인 적이 없는 종목으로 금호산업과 코엔텍, 포스코인터내셔널, KT&G, 오리온홀딩스, 한국자산신탁 등을, DPS를 줄인 적은 있지만 올해 이익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조선내화, 아이마켓코리아, 코리아오토글라스, 삼성카드,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삼성화재, 골프존, 지역난방공사, E1 등을 제시하며 고배당주로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 민태일 연구원 역시 "지난 2~3분기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보다 좋았고, 경기회복 기대감도 커지면서 다시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해는 배당금을 줄이는 기업이 여럿 있을 수 있어, 배당투자시 기업이 코로나19를 이겨낼 면역력(배당 지속성)을 갖고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진단했다.

민태일 연구원은 이어 "올해 배당 투자의 키워드는 ‘배당 안정성’"이라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배당투자 유망주 26종목을 선정해 소개했다. 그가 뽑은 종목은 부국증권, 고려신용정보, 청담러닝, 대성에너지, 삼성카드, 극동유화, SK텔레콤, 이크레더블, NH투자증권, KT&G, KPX케미칼, 동방아그로, KB금융, 동성코페레이션, 율촌화학, 삼호개발, SK가스, 교보증권 등이다.

민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지난 5년 동안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이고, 해당 기간 동안 배당금이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어 안정적인 배당을 예상할 수 있으며, 이익이 좋지 않을 거라고 예상되는 기업도 순이익 감소폭이 10% 이내인 만큼 고배당을 기대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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