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시장 경쟁우위,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이동"
"정부 노동 및 환경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의견 적지만 무시할 수준 아냐"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8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호연 기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외국인투자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기업 활동에 부담을 느낀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8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노동시장 유연성이 여전히 경직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100인 이상 외국인 투자기업 155개사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기업의 국내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67.7%가 구매력 등이 우수한 한국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다. 상품 생산을 위해서라고 답변한 기업은 13.5%였다.

정 회장은 “한국의 비교우위 요인이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전환되면서 외국기업의 대 한국 투자도 주로 우리의 기술집약형 요인 활용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의존형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외국기업들은 그 국가의 기술인프라나 개성화된 소비시장 등 장점을 직접 활용하기 위해 이전해온다”고 주장했다.

이들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쟁우위요인은 ‘본사의 R&D 역량과 우수 인력(33.7%)’, ‘스마트공장 등 기술집약적 생산방식(13.8%)’과 일부 다국적 네트워크에 의한 금융 및 원자재 조달 용이성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려 사항은 ‘잦은 정책변동에 따른 불확실성(25.9%)’, ‘과도한 정부 규제(24.9%)’ 등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됐다고 느끼는 기업들은 그 요인을 ‘정부규제정책(28.6%)’, ‘세금과 각종 부담금(10.7%)’과 ‘임금 및 노사관계(17.9%)’등으로 지목했다.

정 회장은 “국제직접투자이론상 매우 특이한 답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정책이 경영환경을 악화하고 노동집약형 비교우위요인을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노동유연성에 대한 설문도 강조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노동유연성에 대해서는 ‘보통 혹은 대체로 유연하다(83.9%)’, 경직적이라는 의견은 16.1%로 나타난 가운데 경직적 분야는 해고와 근로시간(각각 30%)이라고 답변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국내 시장이 유연하다고 평가 받으려면 경직적이라는 설문 답변이 1~2% 이내로 나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투자유치정책이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79.3%가 “영향 없다”고 답해 정부 투자유치정책에 불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환경규제 대응이 곤란한 이유에 대해서는 규제 복잡성(50.0%), 비현실적 규제강도(17.9%), 한국의 독특한 규제(14.3%), 유사규제중복시행(10.7%), 과도한 벌칙(7.1%)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독특한 규제로는 무·저공해차 판매의무제, 수입화학물질 규제가 지적됐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환경규제 부담으로 인한 한국내 투자축소·해외이전은 대체로 검토하지 않으나(95.5%), 7개사(4.4%)는 장기검토 및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7개사나 이전을 계획한다고 답한 만큼 정부에서 노동시장 등 기업활동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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