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사가 ESG경영 강화에 나섰다./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금융권 내에 ESG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사가 모두 ESG경영 강화에 나서면서 ESG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ESG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으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이에 국내 4대 금융사 역시 ESG경영을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하고, 탄소감축과 환경보호, 양성평등 강화 등 다양한 ESG활동에 나섰다.

◆ KB금융, ESG 강화해 '세상을 바꾸는 금융' 실천

ESG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KB금융지주는 기업 활동 전반에 ESG를 적용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동반성장하는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실제로 KB금융지주는 국내 4대 금융사 중 ESG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작년 한 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 등 333개사를 대상으로 뉴스·커뮤니티·블로그·유튜브·인스타그램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에서 ESG경영 정보량(포스팅=관심도)을 조사한 결과, KB금융지주가 총 9880건을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상위 10개사 중 4곳이 KB금융그룹 계열사일 정도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남다른 ESG경영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3월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ESG경영 확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환경보호 캠페인 ‘RE 100’의 선제적 가입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가고, 선도적이고 지속적인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적 변화와 미래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공개 모집을 통해 ESG 분야 및 디지털 라이프 분야 등의 다양한 유망 스타트업 발굴 ▲국내 금융그룹 최초 ‘탈석탄 금융’ 선언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 '원화 지속가능(ESG)' 신종자본증권 발행 ▲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평가'에서 'ESG 최우수기업' 수상 ▲환경 보호를 위한 민·관 연합체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ha:bit Eco-Alliance)' 참여 ▲'제3차 KB뉴딜·혁신금융협의회' 개최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기업의 환경·사회적 책임 실천, 선제적인 기후 변화 대응 및 친환경 금융 추진에 대한 'ESG위원회'의 강력한 실천 의지를 바탕으로 국내 금융그룹 최초 ‘탈석탄 금융 선언’을 공표했다"며 "앞으로도 KB금융은 ESG경영 선도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실질적인 ESG경영 실천을 솔선수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신한금융, 실질적 ESG목표 설정으로 지속가능경영 달성

신한금융그룹 역시 최근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Global 100 Most Sustainable Corporations in the World, 이하 Global 100)’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9년 연속 선정될 정도로, ESG경영에 앞장서 왔다.

올해로 17주년을 맞이하는 ‘Global 100’은 캐나다의 미디어 그룹이자 투자 리서치 기관인 코퍼레이트 나이츠(Corporate Knights)가 평가하는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지수다. 매년 전 세계 8080개(매출 10억 달러 이상 상장사) 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 금융, 온실가스 및 에너지 감축율, 이사회, 리더십, 다양성 등 43개 ESG 성과지표를 기준으로 지속가능 수준을 평가한다.

신한금융은 2013년부터 매년 ‘Global 100’ 기업에 포함됐으며, 올해는 아시아 금융기업 1위이자 전세계 기업 83위로 선정됐다. 특히 전세계 금융회사 중에는 11위를 차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그동안 ‘Zero Carbon Drive’ 등 그룹차원의 다양한 ESG 활동을 추진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을 선도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서 ESG 경영성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정량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ESG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형식적인 ESG 활동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룹차원의 ESG 성과창출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작년 동아시아 금융그룹 중 최초로 선포한 그룹 중장기 친환경 전략인 ‘Zero Carbon Drive’를 통해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하고 친환경 금융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탄소경영 평가 7년 연속 최고등급(Leadership A)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방법론을 활용해 금융 자산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추진하고, 국제 기준인 PCAF(탄소회계 금융협회), SBTi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등의 노력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와 평가 기관으로부터 'ESG 2.0' 단계로 한층 더 진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그룹사인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의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캥거루 본드 호주달러 4억달러 발행, 신한카드(사장 임영진)의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소셜본드 미화 4억달러 발행 등 총 3조75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해 ESG 관련 투자 및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 우리금융, ESG경영 원년 선언...전사적 노력 펼친다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선언한 우리금융그룹은 ESG 이슈에 대한 효율적 의사결정 및 실행력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에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경영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손태승 회장은 “최근 국제 사회의 ESG 핵심 아젠다인 기후변화 대응 등 그룹의 ESG경영 전략에 모든 자회사들이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이미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 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ESG 전담부서를 신설했고, 지난 1월에는 그룹사간 ESG경영활동의 원활한 의사소통 및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그룹사 CEO를 위원으로 하는 '그룹 ESG경영협의회'도 설치하는 등 그룹 ESG 거버넌스(지배구조) 체계를 견고히 구축했다.

이어 올해엔 ESG경영위원회를 통해 그룹 ESG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하고, ESG 관련 각종 추진 현황을 보고받는 등 그룹 ESG 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ESG경영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 사내·사외이사 9인 전원으로 구성되고, 위원회 신설은 다음달 지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주주가치 뿐만 아니라 고객, 직원 등 이해관계자, 그리고 국가경제를 위해 포용적 ESG정책을 수행함으로써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ESG경영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5억5000만 달러(원화 6000억원 상당액) 규모의 외화 ESG 선순위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ESG채권으로, 국내 시중은행 달러화 벤치마크 채권 중 역대 최저금리로 발행됐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과 한국판 뉴딜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개발,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사업에 사용된다.

이 외에도 우리금융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050년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했다.

지난 1월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는 ‘그룹 ESG 경영원칙’을 선언하고, 글로벌 환경 이니셔티브인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TCFD(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 권고안) 지지선언을 하는 등 ESG경영에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

◆ 하나금융,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중장기 전략 수립

하나금융그룹도 ESG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전략으로 ‘플랫폼·글로벌·사회가치 금융’을 제시했다. 이 중 사회가치금융이 바로 ESG경영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김정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과거에는 벌어들인 이익중에 일부를 착하게 쓰면 칭찬받았으나, 이제는 착하게 벌어야 한다는 단계를 넘어, 착하게 버는 과정을 공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면서 "경영 전반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에 관한 비재무적인 요인을 계량화해 투명하게 공개, 관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하나금융그룹 또한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체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하나금융은 이를 위해 '그룹 ESG 경영 TFT(팀 태스크포스)'를 통한 중장기 ESG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검토 과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경영 강화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도입 ▲지속가능 금융상품 분류체계 정비 ▲TCFD(기후변화,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가이드라인 도입 등이다.

하나금융은 은행 설립 초기부터 푸른은행, 나눔은행, 문화은행을 경영슬로건으로 친환경 경영을 선도해왔으며 2018년도에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본점)에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해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비용) 절감을 위한 친환경 경영 실천 캠페인을 실시해 직원들이 환경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하나금융은 작년 말 세계적인 탄소경영 정보공개 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발표한 2020년도 CDP 기후변화대응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A' 등급을 받았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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