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치열해지는 가격 경쟁에 ‘출혈’ 증가…“조종사 자격 유지 차원에서라도 필요”
여객 운송에 집중된 사업구조에 한계…여객 수요 회복이 관건
제주항공 여객기. /제주항공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무착륙관광비행’을 확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난기류’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가 연달아 무착륙관광비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무착륙관광비행은 한 지점을 이륙해 중간에 착륙하지 않고 정해진 노선을 비행한 뒤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형태의 비행을 말한다. 항공사업법상 관광비행으로 분류하고 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오는 3월 7일, 13일, 21일 3회에 걸쳐 무착륙관광비행편을 추가 운행한다. 2월 22일부터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포함한 편도총액운임 기준 9만9000원부터다.

진에어는 오는 3월 무착륙관광비행을 5회 진행한다. 1일, 7일, 14일, 21일, 28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대구 부산 일본 영공을 거쳐 돌아오는 일정이다. 2월에도 6일, 7일, 11일, 21일, 28일 총 5회에 걸쳐 무착륙관광비행을 진행하며, 비행 중 기내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무착륙관광비행 홍보를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이 무착륙관광비행 상품을 운영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의 경영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3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1847억원 에어부산은 1970억원이다. 티웨이항공도 1743억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여객수요가 감소하면서 매출 역시 전반적으로 급감했다.

LCC의 동반 부진이 이어지는 것은 여객수요 회복 외에는 경영난을 극복할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매출이 전체 매출의 50~60%를 차지하며 회사를 지탱하고 있지만, LCC는 대규모로 화물 운송 사업을 진행할 역량이 부족하다. 화물 운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 내외로 초라한 수준이다.

현재 화물 전용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LCC는 단 한 곳도 없다. 여객기 좌석 위에 화물을 싣는 ‘카고 시트백’ 등을 활용하거나,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봄을 맞아 여객 수요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 원상복구하고 있다.

무착륙관광비행도 마찬가지다. 탑승률은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체 좌석 수는 평상시 운영 가능한 좌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주말에 출발하는 무착륙 항공권을 7만1000원부터로 인하한다. 에어서울 역시 무착륙 항공권 운임가를 7만원부터 책정하고 기내 면세품을 최대 7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에어부산은 ‘초특가 무착륙관광비행’ 행사로 항공권 운임이 5만원에 불과한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LCC가 수익성이 낮아지는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화물 운송과 무착륙관광비행을 운영하는 것은 적자 규모를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두 가지 사업 모두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라며 “화물의 경우 백신 수송이 시작되면 개선될 여지가 있고, 무착륙관광비행은 수익을 내는 것 외에도 항공사 소속 조종사들의 비행 자격 유지 차원에서라도 꾸준히 운영하는 게 맞다는 결론 아래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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