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DT추진단·VG제도 높은 점수 받아...수익성 개선 과제도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우려와 달리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며 연임에 성공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며 연임에 성공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 4일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 행장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취임한 권 행장의 임기는 1년 연장됐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권 행장이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안정과 내실을 기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또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영업력을 강화한 것에 좋은 점수를 줬다.

취임 당시 권 행장을 향한 시선은 우려에 가까웠다. 역대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3년이었지만 권 행장에게는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면서 일각에선 짧은 기간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권 행장은 우려를 깨고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 자추위는 특히 권 행장이 진행한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추진단’ 신설, 영업점간 협업체계 ‘같이그룹(VG)’ 제도 시행을 추천 이유로 꼽았다. 비대면과 대면 채널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시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권 행장은 지난해 7월 디지털 상품·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운영 효율화를 위해 디지털 전략 수립과 디지털 마케팅·채널을 총괄 관리하는 DT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 노하우를 살려 공급망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지난 1월 권 행장은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자리에 경쟁사인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를 초빙해 직원들과 ‘디지털 혁신’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권 행장은 디지털 혁신의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사의 우수한 점까지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행장은 지난 1월 전국 영업점을 대상으로 거점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VG제도도 시행했다. 기존에도 전체 점포의 30% 수준 내에서 거점 영업점을 지정 작은 영업점을 묶어 관리하는 TG체제를 운영했으나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우리은행은 VG제도로 공동 영업, 업무 노하우 공유 등으로 직원 업무 역량 강화와 고객 공동관리로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내부경쟁을 지양하고 공동 목표달성을 위한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난해 경영성과가 부진했다며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한 만큼 권 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조36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충당금을 5353억원이나 쌓는 등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한 만큼 올해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현행 상법상 은행장 임기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다. 올해 권 행장이 낸 성과에 따라 추가 연임이 가능한 대목이다. 일부에선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의 핵심 계열사로서 완전 민영화를 위해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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