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 아이오닉5, 가정 사용 전력 10일간 저장
현대차의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전기차 출시의 본격화되면서 배터리를 외부 전력 공급용으로 활용하는 등 전기차의 새로운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5일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에너지 운반체로서 전기차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텍사스주의 기습적인 한파 당시 주민들이 자동차 공조 장치와 소형 발전기를 전력 공급에 활용한 것이 일례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용량(72.6㎾h) 기준으로 가정에서 약 10일간 사용하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외부 전원 연계 방식은 ▲야외에서 전기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V2L ▲정전 상황에서 주택과 건물에 전력을 공급하는 V2H·V2B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V2G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에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을 탑재했다. 실내 포트를 통해 운행 중에 전력을 이용할 수 있고, 외부 충전구를 통해서는 주차 중에 최대 3.6㎾의 전력을 이용할 수 있다.

V2H·V2B는 정전과 같은 응급 상황에서 주택과 건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캐나다 스타트업인 오시아코(Ossiaco)가 개발한 전기차 충전기가 대표적이다.

이 충전기는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과 연동해 전기차를 충전하고, 정전 시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응급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V2G는 전기차를 전체 전력공급망에 연결해 전력 수요에 따라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유동적으로 활용해 전력망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일본 정부는 2018년 V2G를 활용해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닛산 에너지’ 계획을 발표했다.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한 친환경차에 2만엔의 구매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등 에너지 운반체로서의 전기차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연구원은 이러한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이 주행거리를 단축시키고, 반복된 배터리 충전과 방전으로 성능과 수명을 저하시킨다고 설명했다.

특히 V2G는 배터리 전력 소모가 커 빠르게 보편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고 배터리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모델이 늘어나면 ESS와 에너지 운반체로서 전기차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배터리 밀도와 전기차 에너지 효율성이 향상되면 외부 전력 공급으로 인한 주행거리 단축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충전 시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배터리 구독경제가 활성화되면 배터리 성능과 수명 저하로 인한 비용을 배터리 리스 업체와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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