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업시민실 산하에 ‘ESG 전담조직’ 신설 운영
산업재해 줄이고, 에너지사용량 감축은 과제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창간 6주년을 맞은 한스경제를 통해 지난 2일 발표한 시총 50대 기업 ESG평가지수는 공개 직후 글로벌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훌륭한 길라잡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중 상위 기업이 갖춘 글로벌경제 속 ESG경쟁력은 신뢰자본 형성을 추구하는 후발기업에 지속가능경영의 한 잣대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 평가지수와 해당 기업 ESG담당자 질의·응답을 토대로 10대 우수기업의 ESG 경영 활약상과 보완할 점을 조명했다. <편집자주>

포스코 사옥 전경. /포스코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올해 3월 공개한 ESG 평가지수에서 포스코는 평점 93.4점으로 종합평점에서 A+등급을 기록하며 시총 50대 기업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환경(Environment) 보호, 사회(Social)적 책임 이행, 지배구조(Governance) 강화 등을 소홀히 한 기업의 재무성과가 악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투자기관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업들에게 ESG관련 활동성과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이해관계자들은 공개된 ESG정보로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ESG경영 실천이 기업의 주가 및 가치평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어 향후 ESG에 대한 비중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선포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경영 전반에 걸쳐 적극 반영시키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전문분석기관인 WSD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11년 연속 1위로 선정됐고, S&P Global Platts의 Global Metals Awards에서 철강산업 리더십(Steel Industry Leadership)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철강업계를 리드하는 대표기업으로서 기업의 ESG활동에 대해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 회사 내 유관부서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주요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주주 및 매체 등를 통해 수시로 관련사안을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

기업시민 실천 가이드 제정, 지속가능기업으로 거듭나

포스코는 기업시민을 선포한 이후 2019년 7월에는 임직원들이 기업시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기업시민헌장’도 공개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헌장 선포 1주년을 맞아 기업시민이라는 목적지로 나아가기 위한 ‘기업시민 실천가이드(CCMS)’를 제정했다.

기업시민 실천가이드는 임직원들에게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데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도록 기획·재무, 생산, 마케팅, 구매, R&D 등 전사 업무를 총 13개의 모듈로 분류하고, 임원부터 직원들까지 참여한 토론을 거친 내용을 작성해 현장의 언어로 모듈별 미션·사례·배경·가이드·요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기업경영활동에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적용한 기업 경영활동을 점검하기 위해 ‘ESG그룹’을 통해 업무 전반을 점검 중이다. 특히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ESG그룹을 ‘기업시민실’내에 신설하고 운영 중에 있다.

ESG그룹은 글로벌 표준 및 대외 평가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업무 지침과 시스템을 개선하고, 그 내용과 수준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시민활동’ 성과를 ESG 관점에서 대내외와 체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사회적 가치 측정 등 ESG연구도 지속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면서 우리의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이 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말 진행된 '기업시민 성과 공유의 장'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철강사 최초 ESG채권발행, 책임 있는 광물구매 위한 RMI 가입

앞서 포스코는 친환경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그린본드(Green Bond)’와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소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를 결합한 ‘지속가능채권(Sustainablilty Bond)’을 발행한 바 있다.

채권발행을 위해 포스코는 국제자본시장협회의 그린본드 및 소셜본드 기준에 맞춰 'ESG채권발행 목적과 사용,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 등을 포함한 지속가능 금융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세계적 인증기관인 Sustainalytics로부터 글로벌 기준에 적합함을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7월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 만기 5억 달러 규모의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시 최정우 회장은 “ESG채권발행을 통해 에너지, 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새로 조달하는 자금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관련 신사업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공급망 ESG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책임 있는 광물 구매 연합(RMI)’에 가입했다.

RMI는 책임광물 원산지를 추적조사하고 생산업체의 모니터링 및 인증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로 2008년에 설립돼 현재 애플·테슬라·삼성전자 등 자동차사 및 IT 기업 380여 곳이 가입돼 있다.

RMI 가입으로 포스코는 책임광물의 원산지 및 제련소 등 공급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고 책임 있는 광물의 조달과 공급망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협의체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과 연합체를 구성해 정보공유 및 정례 컨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내 사회적·환경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그린수소

그린수소 사업 추진, 탈탄소 시대 선도

포스코는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맞춰 수소 환원과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탄소중립 제철 공정을 구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인류의 최대 도전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이산화탄소(CO₂)배출이 불가피한 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선언이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개척하고,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와 단계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로 에너지효율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연원료로의 대체를 추진하고, 2단계에는 스크랩 활용 고도화와 CCUS 적용, 3단계에서는 기존 FINEX 기반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의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조기에 갖추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해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000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공급하는 등 수소 생산과 이용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향후 포스코는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환원제철공법’ 연구와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 하는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등의 역량 강화는 물론 ‘그린수소’ 유통 및 인프라 구축, 그린수소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그린수소 사업모델로 풍력·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들어진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를 암모니아로 합성해 운송 및 저장 후, 다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업·발전용 원료 및 에너지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는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톤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기업과 손잡고 ‘블루수소’를 50만톤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그린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공법이 상용화되면 최대 연간 370만톤의 그린수소가 필요하게 돼 최대 수소 수요업체이자 생산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영덕 ESG행복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포스코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ESG에 대한 관심을 갖고 경영전반에 걸쳐 ESG활동을 관리하는 대표적 기업이다”라며 “글로벌 철강사라는 기업특성상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과 사업화 기회를 모색하는 통합적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포스코, 에너지사용량 높아 개선 필요…산업재해도 리스크

포스코는 ESG행복경제연구소 평가 항목 가운데 사회(S) 부문에서 S등급을 기록하며 높은 등급을 받았지만, 사회적 법규 위반 등이 많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사회 부문은 대부분의 평가에서 1.2의 가중치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반면 포스코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숨지거나 산업안전 위반 건 등으로 총점에 -2.3 수치가 반영돼 95.9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12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노후한 산소발전설비를 철거하기 위해 산소배관 차단작업을 진행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는 등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여기에 광주고용노동청이 광양제철소에 대한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을 벌인 결과 법 위반 사항 744건이 적발됐다. 또 포항제철소에서는 납품비리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전 직원과 납품업체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지배구조(G) 부문은 93.5점으로 A+등급을 받았는데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임·직원 보수의 적정성에서 가중치 0.8이 적용됐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15년도 및 2016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주식회사 포가스템을 기업집단 포스코의 소속회사 명단에서 누락한 사실에 대해 경고를 받아 -0.3이 감점됐다.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환경(E)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미세먼지 배출량 등에서 운수장비·철강·기계 업종 평균 대비 높게 나타나 0.8의 가중치가 반영돼 91.3점으로 A등급에 머무르는데 그쳤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측은 “환경 부문에서 타 업체들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많았던 만큼 탄소배출도 많았다”며 “최근 포스코가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한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개선의 노력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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