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지정 가능성 높게 점쳐져...노조 반대는 변수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Liiv M)'이 존폐 기로에 섰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 네번째)과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 두번째)./KB국민은행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Liiv M)’이 존폐 기로에 섰다. 내달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재지정 여부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리브엠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지난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선정됐고 내달 1차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최초 2년 지정 이후 한차례 연장 심사를 통해 최장 4년까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 연장 신청을 마쳤으며 현재 심사에 앞서 금융감독원이 리브엠 운영 전반에 대한 현장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업계는 재지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가입자 수를 기대만큼 확보하지 못했지만 첫 번째 혁신금융서비스라는 상징성이 있고 발전 의지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알뜰폰 업계의 긍정적인 평가도 힘을 보태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알뜰폰 업계는 리브엠 가입자 수를 9만3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가입자 수 100만명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10분의 1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서비스 운영 기간이 참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국민은행이 금융과 통신을 결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고 새로운 전용 요금제를 선보여 이용 대상을 군인, 경찰, 공무원까지 확대한 점을 높이 샀다. 특히 리브엠 출시로 알뜰폰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리브엠이 알뜰폰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면서 전체 시장 규모를 키워 놨다”며 “알뜰폰은 통화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등에 편견도 리브엠이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리브엠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2월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리브엠 개통이 가능하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또 세컨드 디바이스 사용 고객이 증가하는 것을 인식하고 지난해 5월 스마트기기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의 거센 반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2일 국민은행 노조는 금융위 앞에서 리브엠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 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행 노조는 ▲판매 채널(일선 영업점) 확대 ▲영업점 성과 평가(KPI) ▲실적 할당과 실적표 게시 및 포상(리워드)을 통한 직원 간 실적 경쟁 유도 ▲지역별 영업그룹장 인사평가 반영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또 리브엠과 관련해 노사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항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오히려 사측은 접촉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없었으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등 혁신금융서비스 재지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KB국민은행 노조가 리브엠(Liiv M)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KB국민은행 노조 제공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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