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권이 고객중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전면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7일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그룹사 CEO가 참석한 가운데 ‘소비자보호 강화 및 고객중심경영 선포식’을 개최하고, 고객중심경영을 실천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그룹사 CEO가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에서 금융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정책 등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있으며, 예방적 감사 기능 도입 등 다양한 내부통제 강화 정책 도입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 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하고,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임명해 상품 판매 프로세스의 전 과정을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관리하고 있다.
‘미스터리 쇼핑(암행 감찰제도)’을 강화해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영업점에 대해 투자 상품 판매를 제한 중이라고 피력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고객중심경영을 강조했다. 지난 1월 비대면으로 진행된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 다짐’ 행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핵심 가치임을 강조하고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보호를 실현하겠다는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 다짐문을 작성해 전 직원 앞에서 낭독했다.
당시 지 행장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은행권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했다”며 “이를 통해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속적으로 소비자편의를 위한 제도를 신설하고 불편사항은 제거해 실효성 있는 소비자보호를 실천하겠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상품숙지 의무제’도 도입하고 모든 금융상품에 이 제도를 적용했다. 또 신규 금융상품 판매시, 직원의 교육수료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 해당 상품의 내용을 숙지한 직원만이 금융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올해 전략목표를 ‘고객 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으로 정하고, 디지털 금융혁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17일 개최한 빅데이터 실무협의회에서 권 행장은 농협은행만이 가진 데이터 강점을 활용, 고객 이해 기반의 차별화된 고객 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권 행장은 이 달부터 매주 화요일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위치한 ‘인공지능(AI) 연구소’로 출근, 디지털 연구개발(R&D) 애자일 조직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메인 앱인 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 차별화 전략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현재 7개인 앱을 3개로 통합해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9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중점 추진 사항으로 고객중심경영을 꼽았다.
그는 “장기적으로 은행산업에 대한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고객중심경영이 정착돼야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은행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공급자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 등 고객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오는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됨에 따라 은행들이 고객중심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도 고객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영업점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경험 모바일 조사’를 실시한다고 공표했다. 이 조사는 영업점에 머무른 시간동안 발생한 고객의 경험을 의견으로 반영한다. 이후 국민은행은 영업점에 피드백해 적극적으로 개선한다.
우리은행은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 ‘위튜브(WeTube)’를 통해 금소법의 주요 내용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콘텐츠 등록 후 1주일간 9000여명의 직원이 시청하는 등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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