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HAAH, 재무적 투자자 설득에 난항…"시간이 더 필요하다"
은성수 "정부가 지혜 모아야 한다면 역할 피하지 않을 것"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회생절차를 앞둔 쌍용차의 투자자를 찾기 위해 정부와 채권단 등 관련 기관이 힘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유력한 투자자로 거론되던 HAAH오토모티브가 3700억원 규모의 공익 채권 규모에 부담감을 느끼는 만큼 구조조정과 채권 탕감 등을 통해 쌍용차의 몸집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새로운 투자자 후보도 물색하는 등 쌍용차가 하루 빨리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도록 지원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의향서 제출 기한이던 지난 달 말까지 투자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 쌍용차의 주채권 은행 KDB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서울 회생법원에 지난 1일 제출했다.

의견서엔 쌍용차의 회생절차 돌입은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내부에서도 이러한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으며, 관리인은 기존 경영자 관리인 제도(DIP)에 따라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하면 HAAH를 비롯해 새로운 투자자가 정해져야 쌍용차가 살아날 수 있다. 현재 HAAH오토모티브는 시간을 더 달라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 인수에 참여할 재무적투자자(FI) 설득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HAAH가 FI 설득을 위한 시간을 더 필요한 상황이다.

새 투자자 후보는 대략 3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HAAH오토모티브가 계획한 투자금이 2800억원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비슷한 규모의 현금 투입이 가능한 업체가 쌍용차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쌍용차의 주인 찾기를 위해 지원이 필요하면 망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HAAH오토모티브의 재무적 투자자 설득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HAAH의 투자의향서 제출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하는 쪽에는 시간을 계속 끌 수는 없는 거니까 빨리 의견을 달라고 해야 할 것 같고, 의견이 오지 않으면 더는 (투자의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다면 노사,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양보해서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며 “정부가 지혜를 모으는 과정에 역할을 해야 한다면 그 부분은 당연히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쌍용차가 보다 수월하게 새 투자자를 찾으려면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획기적인 몸집 줄이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려진 쌍용차의 공익 채권은 3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HAAH오토모티브는 예상보다 큰 공익 채권 규모에 부담을 느끼고 끝내 투자의향서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회생절차에서 보다 수월하게 새 주인을 찾으려면 말 그대로 다이어트를 작심해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와 노조 등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15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산은이 돈을 먼저 넣을 방법은 없다”며 “사업성이 괜찮으면 일정부분 대출형태로 지원할 의사는 있지만 그 전제조건도 지속가능한 사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쌍용차도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쌍용차는 6일 공시를 통해 평택 본사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 결과 2788억원의 재평가 차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재평가로 해당 토지의 장부가액은 6813억7000만원으로 늘어나 완전 자본 잠식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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