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소경제 확립 의지 굳건, 탄소중립 앞당기는 신기술 도입
감시기구와 이사회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 노력 필요해
현대글로비스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현대글로비스는 ESG행복경제연구소과 국내 50대(시가총액 기준)기업을 대상으로 발표한 2020년 ESG 평가에서 종합 평점 합계 92.1점, 종합 평가 A등급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환경(E) 부문 100점 만점 환산 기준 92.4점 A등급 ▲사회(S) 부문 92.4점 A등급 ▲지배구조(G) 부문 91.3점 A등급을 받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친환경 녹색 물류’ 운영 체제를 고도화해 ‘글로벌 녹색 물류 선도 기업 도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장기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수소운반선과 지개차 개발과 친환경차 배송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소경영 추진해 온실가스 감축…녹색 물류 선도하겠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했다. 사업별 세부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차량·건물에서 2030년 배출 전망치(BAU) 대비 29.3% 감축이 목표다.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장기 목표인 ‘2050년 온실가스 50% 감축 목표(2008년 대비)’의 비율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중·장기 탄소 경영 추진, 온실가스 감축 전략,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후 변화 대응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과 선박에 신기술을 도입했고 온실가스 MRV(Monitoring, Reporting, Verification)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또 도로 운송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연안 해송으로 운송 수단을 전환하는 전환 교통(modal shift)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해 개선 사항을 도출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19년부터 국제 선박의 연료 사용 정보와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를 요구하는 IMO 데이터 수집 시스템(DCS) 제도에 따라 전 사선의 데이터를 수집해 온실가스 배출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박 관리사 시스템을 통해 주요 유럽 기항 선박 32척의 연료 소모량과 이사화탄소(CO₂) 배출량 등의 온실가스 데이터를 수집해 유럽연합(EU) 지정 기관에서 검증 받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환경 규제와 정책 변화를 앞서가고 이해관계인의 환경 정보 공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 물류 기업 최초로 2016년부터 CDP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지속 가능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재무 항목 평가 이외에도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고 있고, 평가 항목으로는 윤리 경영과 물류 품질이 있다.

수소사업에도 적극적…선박, 지개차 등 개발 추진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과 공동 개발한 2만㎥ 급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의 기본 설계 도면이 세계 최초로 한국선급과 라이베리아 기국으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획득했다.

기본 인증은 선박 개발 초기의 설계 도면이 국내외 공식 인증기관으로부터 안전성과 실효성을 인정받는 절차를 말한다. 선박건조에 필요한 기초 단계를 승인받은 것으로, 향후 이어질 설계 과정에서 기술 표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선박 인증기관인 한국선급과 해외 선박 등록기관인 라이베리아 기국은 선박 도면 승인 분야의 국제 기준으로 통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5월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과 수소운반선 공동 개발을 위한 기본 설계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기술과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역대 운항데이터, 수소 공급망 관리 플랫폼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박관리 자회사인 지마린서비스와 함께 선박의 크기, 엔진 구동방식, 수소가스 처리방법 등 수소운반선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도출해 설계에 반영했다.

이와 관련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유럽 대표 해운사인 ‘윌.윌헬름센’과 ‘해운환경 변화 공동대응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가스선박 안전관리 분야 톱클래스 선사인 윌헬름센과 선제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향후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이 완료되면 수소 해상운송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선박 이외에도 수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공급망을 확대하는 등 수소경제의 마중물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 울산시와 6개 기업이 참여하는 ‘수소 건설·산업기계 실증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한 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5t 수소 연료전지 지게차를 울산KD센터에 투입해 실증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 건설·산업기계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청사진에 따른 행보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7500㎥급 LNG벙커링선. 수소운반선과 가장 외형이 유사하다. /현대미포조선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회적 책임으로 미래 도약 기반 마련”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3월 수소 화물차 도입과 운영 등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미래 비전을 담은 ‘2020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5년부터 매년 발간하고 있으며, 올해가 6번째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 신뢰와 나눔의 미래 가치 창출 ▲ 지속가능한 밸류 체인(가치 사슬) 구축 ▲ 사람을 우선하는 일터 조성을 3대 방침으로 삼고, 환경 경영 추진과 지역 사회 참여 확대 등 6가지 중장기 과제를 선정해 2025년까지 실행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친환경 냉장 전기차 배송 서비스 실시, 전기 상용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물류 기업의 특성을 살린 환경경영 성과를 중점적으로 담았다. '2020 환경정보공개 대상'에서 대상인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은 점도 거론했다.

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분석해 보고서에 담았다. 현대글로비스는 3년 연속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탄소경영 부문 아너스 수상 등을 인정받아 한국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전 부문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외부 전문가에게 ESG 활동을 평가받고 개선 방안을 모색했으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인권 정책 제정, 심리 상담 서비스와 고충 처리 채널 운영 등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2020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 6년 연속 편입

현대글로비스는 ‘2020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DJSI)’에도 6년 연속 편입되며 그 위상을 굳히고 있다. 아시아-퍼시픽(Asia-Pacific) 지수와 코리아(Korea) 지수에 동시 편입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5년 국내 물류기업 중 처음으로 DJSI 아시아-퍼시픽 지수와 코리아 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DJSI 아시아퍼시픽 지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가총액 상위 600개 기업을 평가해 약 20%만이 선정되는 지속가능 평가 지수다. DJSI 코리아 지수는 국내 200대 기업 중 상위 약 30%가 포함된다.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DJSI에 이름을 올린 영역은 ‘글로벌 운수 및 교통인프라(Transportation & Transportation Infrastructure)’ 부문이다. 태국, 영국, 네덜란드의 인프라·우편·철도 관련 기업이 상위에 포함됐다. 물류·해운기업으로는 동종 업계에서 현대글로비스가 1위를 차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ESG’ 경쟁력을 강화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 사업장은 물론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ESG 요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체계도 갖췄다. 윤리 헌장 및 실천규범, 협력사 행동 규범도 국제표준 요구사항에 맞게 전면 개정했다. 또 ‘현대글로비스 인권 헌장’을 제정해 임직원 및 이해관계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있다.

지배구조개선 의지 아쉬워…이사회 독립성 등 키워야

현대글로비스는 ESG행복경제연구소 평가 항목 가운데 지배구조(G)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91.3점을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환경(E), 사회(S) 분문도 각각 92.4점으로 A등급에 머물러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배구조 부문은 이사회의 독립성 및 전문성, 장기재직 사외이사,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감사기구의 독립성 등 4개 부문에 대한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각각 가중치 0.8을 부여받고 감점됐다.

환경 부문에서는 용수 재활용률이 업계 평균인 1.0%보다 낮은 0%에 그쳐 0.8의 가중치를 받았다. 사회 부문은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업종 평균보다 낮아 0.8의 낮은 가중치를 받았다.

현대글로비스는 다만 지배구조에서 투명성·전문성·독립성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사회 내 산하 위원회로 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투명경영위원회 등 총 3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사회 내 각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해 경영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배당 성향은 15~30%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그룹차원의 지배구조 개편도 앞두고 있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총수가 지분을 30%(상장사) 이상 보유한 기업에서 20% 이상 보유한 기업으로 확대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명예회장(6.71%)과 정의선 회장(23.29%) 부자는 두 사람이 합쳐 29.9%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10%가량을 매각해 20%로 낮춰야 한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ESG 생태계 변화에 대흥애 매년 지속가능경여보고서를 발간하며 지속가능성의 경쟁력을 인정 받는 기업이다”라며 “물류업 특성상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포커싱해 벨류체인 혁신에 노력하는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고객,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하는 데 최적화된 ESG 전략이 기업의 핵심적 가치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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