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대 불입액 이상 사용해야 우대금리 조건 충족...고객들 "어처구니 없다"
은행권이 여타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고금리 적금을 선보인 가운데 우대금리 조건을 살펴본 고객들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며 불만을 표출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권이 여타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고금리 적금을 선보인 가운데 고객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우대금리 조건을 살펴본 결과 배보다 배꼽이 크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이마트와 손잡고 쇼핑과 적금을 연계한 ‘이마트 국민 적금’을 내놨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연간 120만원 이상 구매 시 최고 연 10%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이마트 국민 적금을 접한 A씨는 볼멘소리를 냈다. A씨는 “적금 금리가 높아 고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가입하려고 보니 조건이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1년에 120만원을 모으는 적금인데 120만원을 써야만 우대금리를 준다는 게 합리적이냐”고 비판했다. 

이마트 국민 적금은 기본 금리가 연 0.7%로 우대금리 조건은 △이마트 특별우대이율 연 8.0%p △국민은행 첫 거래 연 1.0%p △오픈뱅킹 우대이율 연 0.3%p다. 가입기간은 12개월, 월 최대 불입액은 10만원이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마트 특별우대이율을 적용받기 위해선 만기일까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12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다른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은 물론 120만원을 불입하고 120만원 이상을 이마트에서 사용해야만 약 12만원의 이자액을 가져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적금을 개설하고 매월 납입하면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도 연간 12회(월 1회, 5만원 이상 구매 시 5000원 할인쿠폰) 별도로 지급된다며 주로 이마트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은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와 출시한 ‘매직(Magic) 적금’에 대한 원성도 자자하다. 고객들은 카드 사용 실적이 최대 불입액보다 많아야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은행 고객 B씨는 “보통 목돈을 만들려고 적금에 가입하는 데 목돈은커녕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고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이용하지 않던 카드사의 카드를 신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1년 동안 마땅히 쓸 수 있는 금액을 책정해놨지만 자칫하면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카드사에 따라 상품명이 달라지는 매직 적금은 롯데카드를 사용할 경우 최고 연 7.0%의 금리를 책정했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최고 연 5.7%, 연 6.0%의 금리를 부여했다. 기본금리는 각각 연 1.5%, 연 1.7%, 연 1.0%였으며 가입기간은 12개월, 월 최대 불입액은 50만원으로 동일했다. 

하지만 우대금리를 챙기기 위해선 신규고객은 600만원, 기존고객은 1000만원 이상 사용이 필수였다. 월 최대 불입액이 6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금액을 사용해야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카드사별 신규·기존고객 우대금리는 △롯데카드 연 5.0%p·연 2.0%p △현대카드 연 3.0%p·연 1.0%p △우리카드 연 3.5%p·연 1.0%p로 조사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매직 적금의 취지”라며 “새로운 카드를 원하는 고객은 많은 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를 부추기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은행이 내놓은 고금리 적금은 기본금리도 다소 낮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살펴보면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액적립식 적금 평균 기본금리는 연 1.2%였다. 우대금리 조건에 부합하지 못한 고객은 일반 상품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것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꾸준한 저축 장려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달 카카오뱅크는 ‘26적금’의 우대금리를 기존 연 0.2%p에서 최대 연 0.5%p로 상향한다며 계좌개설 이후 7주간 자동이체를 통해 적금 납입에 성공하면 연 0.2%p의 우대금리가 주어지며 26주 동안 이어질 경우 연 0.3%p를 추가로 제공한다고 공표했다. 26적금은 기본금리가 1.1%로 우대금리를 가산할 경우 최고 연 금리는 1.6%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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