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반기 반도체 수요 증가로 ‘슈퍼사이클’ 기대감 여전
한국 반도체 산업.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비대면 활성화로 IT 제품의 판매 증가에 따라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1분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반도체 수급불균형에 따른 우려로 여전히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과 같은 7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이 4441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팔면서 가격 하락을 이끌었지만, 개인은 2133억원, 기관은 2220억원을 순매수하며 가격 방어에 나섰다.

6거래일 동안 외국인들이 내놓은 물량을 삼성전자 개인 주주들이 지속적으로 외국인 물량을 받아냈음에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11일에만 해도 장중 9만6800원까지 뛰어올라 올해 일명 ‘10만 전자’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이후 가격이 줄곧 하락하며 지난 13일에는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8만 전자를 내줬다.

같은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18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소폭 상승하며 12만10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지난 13일에는 11만5500원까지 떨어져 연저점을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분기가 반도체 비수기이고 비메모리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주가가 빠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완성차, 스마트폰 등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반도체 재고가 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3일 공매도가 재개된 점과 반도체 밸류체인인 대만의 코로나19 확산세 등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도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전망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인 4.2%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종은 하반기에도 IT 기기 판매 확대와 클라우드용 데이터 서버 증설 등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로 슈퍼사이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돼 기대감도 여전한 상황이다.

또한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을 불러 반도체 공급 부족 해결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 다음날에는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반도체 투자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도 반도체 등 테크업종의 비중이 많이 떨어짐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주도 주들의 상대적 매력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재고 증가 우려가 완화되고 하반기 큰 폭의 실적 개선 전망을 고려할 때 향후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조정 후 재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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