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투자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 요청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일정에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400억 달러(약 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양국의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백신 등 주요 기업 CEO들이 참석해 핵심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역·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상무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최첨단 반도체, 배터리 등 공급망 분야 협력, 기후변화·저탄소 대응을 위한 배터리, 전기차 등 그린산업 협력과 바이오 기업 간 협력 등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문승욱 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 에드워드 브린 듀퐁 CEO, 르네 제임스 암페어컴퓨팅 CEO가 자리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약 20조원)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현재 가동하고 있는 오스틴 공장은 미국 내 유일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시설로 지난 1997년부터 20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기존 오스틴 공장 근처에 330만㎡(100만평) 이상의 부지를 이미 확보한 만큼 신속하게 공장 증설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지역 사회에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 효과와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텍사스 주정부와도 협상을 벌이며 향후 20년간 9억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 감면을 놓고 최근까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신규 공장에는 해외 첫 EUV 파운드리 라인이 구축해 최첨단 5㎚ 미세공정을 운영할 것으로 예측된다. 라인 증설을 위한 내부 인력들이 이미 오스틴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IT산업 발전에도 대단히 중요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면서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더리 투자를 계획중이며, 이를 통해 양국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 /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10억 달러를 들여 실리콘벨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NAND Solution)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배터리 사업을 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약 140억 달러 규모의 현지 합작 또는 단독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를 모두 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자기를 소개한 뒤 “바이오 등 3대 중점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사회와 시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약속한다. 환경문제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 총 7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은 “수소기술 확충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2025년까지 74억 달러를 투자해서 전기차, 수소협력,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 내년까지 안정적인 친환경차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미국 현지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394억달러로, 한화 40조원이 넘는다.

미국 기업들도 우리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소부장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폰은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회의에서 기업들은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나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핵심산업에 있어 북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의 첨단 기술·수요기업과 협력으로 시장을 넓히고 신기술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향후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이번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논의한 협력 방안들을 향후 지속적으로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 협력을 위해 인센티브 지원, 공동 R&D 및 표준 협력, 인력양성 및 교류 등 가능한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논의가 발전돼 두 나라 사이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는 물론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포함해 전 업종에 걸쳐 교류와 협력이 확산되길 바란다”면서 “투자 인센티브, 예를 들면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 등 인프라와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해 달라. 그러면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