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이 장악한 LCD와 경쟁에 나선 프리미엄 제품
LG 올레드(OLED) TV 에보 신제품 /LG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 이후 비대면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산업계에서 가장 수혜를 봤던 곳은 전자분야다.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도 이 같은 비대면 활동 지속에 따른 펜트업(보복소비) 수요가 주효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TV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역대급 출하량을 달성했다. 그중에서도 초대형 프리미엄 TV의 성장은 눈에 띌 정도로, 중국 기업들이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점령했음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QLED(퀏텀닷) 등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선점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30일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TV 고성장세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글로벌 LCD TV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8% 증가한 1462 만대, OLED TV 출하량은 224.7% 증가한 43만4000대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빅마켓의 수요 위축이 4월부터 본격 반영된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59%), LG전자(96%), 일본 소니(158%), 파나소닉(54%) 등의 성장세가 크게 나타났다고 봤다. 이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OLED TV로 출하가 집중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OLED는 LCD와 달리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더 얇고 가벼우며, 색 재현성이 높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디스플레이를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 수 있어 TV 외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조사에서도 올해 1분기 글로벌 OLED TV 판매량은 119만2000대로, 전년 동기(62만 5000대) 대비 90% 증가했다고 밝혔다. OLED TV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은 13%로 불과 1년 만에 4.3%포인트(지난해 점유율 8.7%) 늘었다.

OLED TV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는 올해 1분기 OLED TV 출하량은 79만2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QLED TV는 268만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74.3% 성장을 거뒀다. 이 중 삼성전자의 QLED 판매는 201만대에 달한다.

올해 1월 삼성전자는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를 열고 기존의 QLED보다 업그레이드된 ‘네오(Neo) QLED’ TV를 공개했다. 새롭게 출시한 네오 QLED의 인기에 힘입어 QLED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QLED 판매량 779만대를 200만대 이상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네오 QLED는 미니LED를 사용해 백라이트를 구성하는 LED를 기존보다 훨씬 작게 만들었다. 기존 LCD는 LED 개수가 수백 개에서 수천 개였지만 미니LED는 더 작은 LED 광원을 촘촘하게 넣어 수만 개에 이르기 때문에 밝기가 개선돼 명암비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 나노 발광다이오드’를 자발광 소자로 쓰는 ‘QNED’를 개발하고 있다. QNED는 나노 무기물을 사용,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나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번인 현상(화면 잔상), 내구성 등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60%를 넘어서고 있다. 이 중 BOE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LCD 공세로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OLED와 QLED TV의 시장 확대는 국내 기업들 에게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만큼 향후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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