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레알 마드리드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특급 스포츠 스타들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올 겨울은 최고 연봉을 둘러싼 축구 선수들의 각축전이 심상치 않다. 스타플레이어들의 거듭된 연봉 폭등세는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 베일→호날두→메시는 대체 얼마나?

신호탄은 지난 10월말 가레스 베일(27ㆍ웨일스)이 쏘았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와 2020년까지 재계약하면서 총 1억5,000만파운드(약 2,100억원)를 벌게 됐다. 주급은 세금을 빼고 35만 파운드(4억9,000만원)에 이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그러나 베일 천하는 불과 열흘을 버티지 못했다.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포르투갈)가 지난 7일(한국시간) 2021년 6월까지 연장 계약하면서 주급 36만5,000파운드(약 5억3,000만원)를 받기로 했다. 이는 현재 주급인 28만8,000파운드(4억2,000만원)에서 26.7%가 뛴 액수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1,900만파운드(약 277억원)가 된다. 호날두는 지난 6월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서 공개한 연봉과 후원계약, 광고 수익 등을 모두 합한 전 세계 스포츠 스타 총 수입 조사에서 8,800만달러(1,032억원)로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호날두는 최근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와도 2,000만 파운드(291억원)에 재계약했다. 변동성이 있는 다른 수입을 제외하고 연봉과 나이키 계약만으로 연 568억원이다. 하루로는 1억5,561만원이 되는데 근무 시간이 아닌 삶의 매 시간당 648만원을 벌고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호날두 계약을 접한 라이벌 리오넬 메시(29ㆍ아르헨티나)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메시 측이 FC바르셀로나와 협상 초기 단계로 곧 세계 최고 연봉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메시가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을 거부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데 대한 구단 측의 발 빠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 구단 회장은 1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가 현역 생활을 바르셀로나에서 마칠 것”이라며 오는 2018년 계약이 끝나는 메시를 잡기 위해 사실상 최고 연봉을 약속했다.

특급 스타의 연봉 폭등세는 비단 축구계의 일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잭 그레인키(33ㆍ애리조나)가 연평균 순수 연봉 403억원(3,441만6,667달러) 시대를 열었고 미국프로농구(NBA) 역시 르브론 제임스(32ㆍ클리블랜드)가 363억원(3,096만3,450달러)을 받고 있다.

▲ 그래픽=이석인 기자 silee@sporbiz.co.kr

◇ ‘부담’은커녕 효자 노릇 ‘톡톡’

자고 나면 뛰는 특급 스타들의 엄청난 몸값을 감당할 돈은 결국 그 스타들을 보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스포츠 시장의 글로벌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경 없는 시장 확대에 따라 텔레비전(TV) 중계권료는 해마다 천문학적으로 뛰게 됐다. 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커진 특정 스타를 매개로 한 각종 스폰서십 계약과 마케팅이 구단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스타 파워는 폭발력이 대단하다. 가장 좋은 예는 지난 시즌 NBA를 제패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다. 중소 도시라는 핸디캡에다 만년 하위 팀의 이미지가 짙던 그들이 르브론이라는 선수와 함께 하면서 전통의 LA 레이커스에 이어 NBA에서 두 번째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구단으로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디지털 세상이 세계를 하나로 묶으면서 특정 스타가 벌어들이는 유무형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 호날두의 뒤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2억1,500만명의 팔로워(추종자)를 거느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선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르브론도 마찬가지다. NBA 선수 중에 가장 많은 SNS 추종자를 거느렸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세르지오 마가야네스 캐벌리어스 세일즈 담당자는 “우리는 이걸 르브론 효과라고 부른다”며 “마케팅 측면에서 구단에 가장 큰 가치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데리고 있는 르브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송되고 있는 농구 팀으로 거듭난 클리블랜드”라면서 “8,00만명 이상의 SNS 추종자를 보유한 르브론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선수다. 세계 유니폼 판매 2위인 이 선수로 인해 스폰서십 판매가 가능한 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걸 활용 못하면 어리석은 짓”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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