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채성오] 대규모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였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이달 들어 지난 5일 20만명(2차, 주최측 추산), 12일 100만명(3차, 주최측 추산), 19일 74만명(4차, 오프라인 방문객 분석 업체 집계) 등 약 200만명에 육박하는 국민이 서울 광화문으로 집결했다. 오는 26일 진행될 5차 촛불집회는 2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광화문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각종 여론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검찰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현재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특혜를 약속하고 최순실씨 일가에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며, 다음주 내로 탄핵안이 국회에 발의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다.

■ 촛불집회 긍정 여론 75% “朴 대통령 못 믿어”

▲ 그래픽=오의정기자omnida5@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는 촛불집회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와 함께 1차 집회가 있던 지난 5일부터 3차 집회 이후인 20일까지 약 16일간의 온라인 동향을 수집·분석했다.

해당 기간 양사는 온라인 뉴스, 커뮤니티, 블로그, SNS에 올라온 83만4,799건의 글과 댓글 279만9,655건을 수집할 수 있었다. 이중 댓글 62만6,313개(많은 댓글로 인한 샘플링)를 추려 촛불집회에 대한 긍·부정 평가를 진행했다.

촛불집회에 대한 긍·부정 평가는 긍정이 75%, 부정의 경우 25%로 조사됐다. 4차 집회 당시 실시된 보수단체 회원들의 맞불 집회로 인해 부정적 평가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박근혜 대통령·새누리당 지지자 비난’ 의견이 43%로 가장 많았다. 해당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와 어버이연합 등 일부 단체를 일컫는다.

‘경찰·검찰 등 정부기관 및 청와대, 대통령 비난’에 대한 댓글도 31%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비선실세 논란 초기, 경찰 및 검찰의 수사 의지 부족에 대한 지적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도 촛불집회 참가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고 대변인을 통한 청와대 입장 표명도 국민들의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참여자를 응원하는 ‘동조(14%)’, ‘참여, 참여의지, 참여 못해서 아쉽다(7%)’ ‘평화시위 지지(5%)’ 순으로 뒤따랐다.

반면 25%의 부정적 평가는 현재 검찰 수사 및 정황과는 동떨어진 의견을 보였다. 스포비즈빅콘은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 노출된 의견들을 수집해 객관적인 분석을 실시했다.

부정 의견 가운데 43%가 ‘참여자 및 동조자’를 비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욕설과 인신공격이 담긴 맹목적 비난부터 촛불집회에 대한 비판적 의견까지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했다.

최근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과 이봉진 자라코리아 회장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SNS에 게재해 소비자 불매운동을 야기시켰다. 이들은 최근 사과문을 올리고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불매운동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배후세력이 있으며 자발적 참여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32%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촛불집회 이후 일부 보수세력들은 촛불집회에 배후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를 통해 “(촛불집회에서) 불순 세력이 있었다”며 “마이크를 잡고 있는 사람은 고등학생이 아닌데 교복을 입고 나왔다. 전 통합진보당 간부”라고 말했다. 박사모 역시 촛불집회에 대한 성명을 통해 “어린 학생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종북주의적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로 묶기 힘든 다양한 의견(광우병 시위 언급, 대통령 옹호, 언론 비난 등)들이 25%로 조사됐다.

■ 키워드로 본 촛불집회 “본질적 의미 탐구”

개별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집회(16만3,963건)’와 ‘촛불(14만5,386건)’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민적인 촛불집회가 열리면서 집회와 촛불의 본질에 대한 의미를 찾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집회에 처음 참여하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창에는 추위를 버티는 팁이나 촛불을 대체할 수 있는 LED 조명,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등 관련 상품을 추천하는 게시물이 급증했다.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대신 평화 시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 기간 급속히 퍼진 바 있다.

다음으로 ‘박근혜(12만8,031건)’ ‘대통령(12만7,982건)’ ‘촛불시위(10만9,673건)’ 순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색이나 댓글 노출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촛불집회 참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글, 댓글, 검색 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어 ‘광화문(8만8,311건)’ ‘서울특별시(8만4,557건)’ ‘국민(8만3,726건)’ ‘민중총궐기(7만5,340건)’ ‘오후(7만4,424건)’ ‘열리다(7만4,145건)’ ‘시민(6만9,460건)’ ‘퇴진(6만5,436건)’ ‘시위(5만6,384건)’ ‘최순실(5만6,311건)’ ‘대한민국(5만5,491건)’ ‘청와대(5만5,151건)’ ‘앞(5만391건)’ 순이었다.

리비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촛불집회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며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진행된 민중총궐기 촛불집회를 통해 현 정부의 무너진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로 본다”고 말했다.

◇ 스포비즈 빅콘(빅데이터 콘텐츠)이란?

‘빅콘’은 실시간 이슈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콘텐츠다. 한국스포츠경제가 ‘스포비즈지수’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차별화 콘텐츠로 이슈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비(Leevi)와 협업한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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