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임서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검찰수사와 압수수색, 국정조사 청문회 등으로 인해 삼성그룹이 사장단 인사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연말에 진행됐던 그룹행사가 잇따라 연기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삼성이 12월 초에 열리던 삼성의 대표적인 그룹 행사 중 하나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을 연기했다.

자랑스런 삼성인상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한 이듬해 제정, 매년 맡은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임직원의 귀감이 된 인물에게 수여된다.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에는 시상식 후에 그룹 사장단(부사장 이상)과의 부부동반 신년 만찬에 수상자들과 가족을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다.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면서 12월 하순 경기도 용인 삼성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하는 ‘사장단 워크숍’도 개최가 힘들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워크숍은 매년 새롭게 사장단이 구성되면 상견례를 겸해 내년 경영전략과 목표를 구상하는 자리다.

지난해에는 그룹 미래전략실 팀장과 계열사 사장 등 50여 명이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했다. 당시 세미나는 1박 2일이 아닌 당일 일정으로 진행, 10시간의 회의를 하면서 경영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은 매년 12월 첫째 주에 하던 사장단 인사가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등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특히 이번 주부터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당분간 사장단 인사시기를 잡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삼성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소환 대상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장단 인사를 당장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장단 인사와 후속 조직개편을 진행한다고 해도 다시 특검의 압수수색이 진행될 경우 상당히 난처한 상황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쯤 윤곽이 나오는 그룹 차원의 신년 전략 캐치프레이즈 수립도 힘든 처지다.

삼성은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 청문회가 일단락되고 나면 사장단 인사와 후속 임원인사, 조직개편을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를 선언한 만큼 개편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청문회에서 “선대 회장께서 만드신 것이고 회장께서도 유지해온 것이라 조심스럽다”며 “만약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미래전략실내 기업 고유 기능을 다른 조직으로 흡수하게 하는 등 후속 조치가 진행돼야 한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1959년 이병철 창업주 시절 회장 비서실에서 시작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현재의 미래전략실로 명칭을 바꿔왔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삼성전자 하부조직으로 흡수 통합하는 방식, 그룹 전반의 경영현안과 리스크 관리를 맡을 위원회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재편하는 방식 등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수습도 시급하다. 삼성은 떨어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 새로운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의 출시 계획을 잡아야 한다.

벌써 업계와 소비자는 삼성의 갤럭시S8에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에 스펙부터 출시일까지 여러 가지 추측이 루머가 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2월 개최되는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스마트폰을 공개해왔기에 이번에도 갤럭시S8이 그쯤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7 발화의 원인이 명확하게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욱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로 할 것으로 보고 적어도 4월 이후 공개될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한편 현재 삼성이 연말에 진행할 행사는 오는 19~21일 수원디지털시티 등에서 개최될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DS(부품),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별로 하루씩 부문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사업부 임원과 해외법인장 등이 크로스 미팅 형태의 연쇄 회의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자리다. 

임서아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