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두산, 양팀 합쳐 32안타 터진 난타전 끝에 키움 제압
두산 20안타, 16득점으로 와일드카드결정전 신기록 세워
잠실라이벌 LG와 5일부터 준플레이오프
양석환은 오늘 타석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연합뉴스
양석환은 오늘 타석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연합뉴스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두산 베어스가 타선의 '불꽃타'를 앞세워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정규리그 4위 두산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2차전에서 양 팀 합쳐 32안타가 나온 난타전 끝에 5위 키움 히어로즈를 16-7로 꺾었다. 전날(1일) 1차전에서 4-7로 져 외나무 다리에 몰렸던 두산은 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기사회생했다. 

두산은 정규리그 3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잠실 라이벌인 두팀의 첫 대결은 11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3판 2선승제로 펼쳐진다.

두산은 이날 키움을 상대로 무려 20안타를 때려내며 와일드카드결정전 사상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16점을 올리며 와일드카드결정전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선발 타자 9명 중 8명이 모두 안타를 기록하는 파괴력을 과시했다. 씁쓸한 기록도 지워냈다. 두산은 오늘 전까지 최근 포스트시즌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오늘 완벽한 승리로 연패기록도 씻어냈다.

반면, 키움은 KBO리그 역사상 2번째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승리한 5위 팀이 되며 첫 '업셋'을 노렸지만 두산의 강력한 타선에 무너졌다.

경기 전 만난 양팀 사령탑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김태형(54) 두산 감독은 “김민규(22)가 얼마나 던질지 모르겠다. 이후에 나갈 수 있는 필승 카드는 다 나갈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최원준(27)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정찬헌(31)이 내려가면 바로 한현희(28)가 나온다. 최원태(24)의 기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이 1회 선제점을 뽑았다. 호세 페르난데스(33)의 볼넷 출루를 시작으로 1차전 홈런을 때려냈던 김재환(33)이 2루타를 치며 2사 2, 3루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양석환(30)이 123km의 커브를 받아치며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2-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은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2회말 선두타자 강승호(27)가 안타를 기록하며 시동을 걸었다. 박세혁(31)의 진루타를 포함해 김재호(36)가 6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키움이 정찬헌을 내리고 한현희를 투입했지만, 두산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다. 1사 1, 2루 상황에서 정수빈(31)의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 페르난데스는 한현희의 141km 속구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두산은 단숨에 4-0으로 앞서나갔다.

김민규는 선발 투수로 출전해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 연합뉴스
김민규는 선발 투수로 출전해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 연합뉴스

4회초 무사 1, 2루 위기를 1점으로 틀어막은 두산은 4회말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에도 페르난데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박세혁과 정수빈이 안타로 출루한 2사 1, 2루 상황에서 페르난데스는 좌익수 앞 안타를 때리며 박세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진 타석에서 박건우(31)가 안타를 터뜨려 정수빈도 홈 베이스를 밟았다. 이후 김재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가 됐다. 두산은 키움 김혜성(22)의 수비 실책과 허경민(31)의 안타를 묶어 4회말에만 5점을 뽑아내며 9-1로 크게 앞서나갔다.

두산은 5회초 키움 이정후(23)에게 3타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가을 야구 DNA'가 있는 팀은 달라도 달랐다. 9-4 상황 6회말에 두산은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또 한 번의 빅이닝을 만들었다.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1루 주자 양석환과 3루 주자 김재환이 이중도루를 시도했다. 비디오판독 끝에 모두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강승호와 박세혁이 연이은 안타를 터트리며 3점을 추가했다. 이어 정수빈과 페르난데스도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두산은 한 이닝에만 6점을 뽑았다. 15-4로 점수 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산은 8회초 키움에게 3점을 허용했으나, 이미 점수 차를 좁히기에는 차이가 너무 벌어진 상황이었다. 9회말 마무리로 등판한 최승용(20)이 침착하게 한 이닝을 막아내며 두산이 준PO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강상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