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학 강연, 방송 출연 등 광폭 행보로 ‘확실한 공직관’ 중요성 설파
현 정권의 국정 운영 실패 원인에 대해 ‘확실한 공직관’ 부재 지적
“尹, ‘확실한 공직관’으로 국가 이끌어 나갈 충분한 지도자 자질 지녀”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지난 2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대한민국 정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유정복 전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지난 2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대한민국 정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유정복 전 인천시장 페이스북

[한스경제=우승준 기자] 다가오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유정복 전 인천광역시장은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이력의 보유자로 통한다.

본래 스포츠 용어로써 우승이나 기록 달성의 의미로 널리 쓰이던 트리플 크라운은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과 장관, 그리고 광역단체장을 모두 역임한 인사만이 얻을 수 있는 명예로운 호칭이다.

1957년 인천에서 태어난 유정복 전 시장은 송림초등학교, 선인중학교, 제물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학교에 진학해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수료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1979년 대학 재학시절에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로 관선 인천시 서구청장과 경기도 김포군수를 지냈으며,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돼 민선 시대가 오면서 37세에 최초의 민선 김포군수에 당선됐다. 이후 김포군이 김포시로 승격되면서 김포시장이 됐는데, 이로써 유 전시장은 기초단체장 시장, 군수, 구청장을 모두 전국 최연소로 역임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후 2004년 제17대부터 19대까지 3선 국회의원으로 활약했다.

이처럼 정치와 행정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였던 유정복 전 시장은 국회의원 활동 시기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중앙정부의 국정에 참여했고, 2014년에는 제14대 인천광역시장에 당선돼 2018년 6월까지 지방정부의 시정을 이끌면서 인천출신 최초의 인천광역시장이 됐다.

미국 유학, 전국 민생탐방 순회, 전국 각지의 주요 정치인과의 만남 등을 통해 차기 대선에서의 야권 통합을 통한 정권교체의 길을 모색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당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정치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복잡하고 난해한 것
유정복 전 시장은 그간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부응할 수 있는 ‘확실한 공직관’에 입각한 정치 철학 메시지를 전해오다 최근 들어 이에 대해 강력히 설파하는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지난 2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개최한 초청 연사로 나서 ‘대한민국 정치 현실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서 유정복 전 시장은 “정치를 정치학이라는 학문의 영역뿐만 아니라 정치 현실의 영역으로 좀 들어가서 보는 것이 아마 피부에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반 공직자로 출발해 임명직 공직자와 선출직 공직자로서 비교적 다양하게 일한 자신의 경험을 현장감 있게 설명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수많은 국민들로부터 정치인은 비난받는 직업군이고, 정치 현실은 비판의 대상이다”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해 “의학, 법학, 문학, 문화 등 전문 분야와 달리 정치는 우리나라 5천만 국민이 제각각 한마디씩 하는 정치평론가인데 이는 정치가 갖는 복잡성, 다양성, 그리고 국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견해의 자유 때문이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한 정치는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정치를 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을 만큼 정치란 복잡하고 난해하다”라고 밝혔다.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사회를 맡은 민병웅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오른쪽)의 진행으로 학생들로부터 받은 정치 현안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유정복 전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사회를 맡은 민병웅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오른쪽)의 진행으로 학생들로부터 받은 정치 현안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유정복 전 인천시장 페이스북

정치인 입장에서 말하는 ‘선거’와 ‘공천’
유정복 전 시장은 정치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첫 번째로 민주주의가 정답은 아님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수많은 나라가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더 나은 제도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정치 제도의 구조적 모순점을 짚었다.

두 번째로 어떠한 이론과 법칙에 따라 결과가 도출되는 자연과학, 정서와 감성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문과학과 달리 정치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해결책을 동원해 나가는 영역이기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특징 때문이라고 했다. 

세 번째로 성적에 따라 금·은·동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스포츠 경기와 달리 승패에 따라 전부 혹은 전무의 결과를 얻는 정치계의 승부 경기인 ‘선거’를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정당 정치를 한 이후 수많은 정당이 생성과 소멸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이러한 다이나믹함이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고 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선거를 결정짓는 변수로 ▲바람 ▲구도 ▲인물 ▲정책 또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이 중 바람이 거셀 때에는 나머지 변수들은 의미가 없다”며 특히 바람이 가장 영향력이 큰 변수임을 강조했다.

바람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비근한 사례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서울·인천·경기·강원 4개 시·도에서 시.도지사와 지역구 시.도의원 전원을 당선시켰던 일을 소개했다. 심지어 당시 어떤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등록 후 사망했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해당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에 무효표가 된다고 고지했음에도 당선되는 결과가 나왔다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우리나라가 경제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정치는 낙후돼 있고, 후진적이라 평가를 받는 원인에 대해 ▲짧은 민주주의 역사와 경험 ▲다른 나라가 갖지 못한 특수한 ‘이념’을 비롯해 지역, 계층, 세대 등의 심각한 갈등 구조 ▲정치 지도자 책임 ▲정치의식을 뒤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적인 문제 등이라 진단했다. 

여기에 공천 문제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어느 지도부든 공천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어느 사람이 당 대표를 하고, 어떤 사람이 지도부에 형성되는지에 따라 바뀌는 그런 일관성 없는 공천이 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 지도자의 노력 필요
유정복 전 시장은 현실의 정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치 지도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밝히며, “올바른 국가관을 갖고, 정치의 기본을 지키려는 확고한 신념으로 정치를 한다면, 정치 현실의 많은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특히 국가와 국민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의 올바른 공직관과 책임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적 실패에 대해 비판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경제, 부동산, 교육, 외교, 안보정책 등에서 실패했는데 무엇보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서 미래로 가고자 하는 확고한 공직 의식의 부재가 가장 큰 실패”라고 꼬집으며, “더욱이 진영 논리에 따른 ‘편 가르기’, 당장에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른 국정 운영은 국민을 고통받게 하고, 정치를 후퇴시키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역설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이를 해결위해서는 한번쯤은 ‘당적을 벗어난 대통령’이 있어야 할 정도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정당은 선거를 통해 권력 쟁취를 목표로 하고, 정당의 이념을 국정에 반영해 구현하는 것이 정당정치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당적이탈을 정치논리로는 맞지 않지만 우리의 정치현실로 볼 때 대통령이 정당을 벗어나게 되면, 여야 구분이 없어지고, 대통령은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이와 같은 일은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일이지만 정치 제도의 정비 못지않게 제왕적 대통령 체제와 같은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만 생각하며,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고, 국가 권력을 사적 소유물로 인식하지 않는 기본 인식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 이러한 노력을 한다면, 국회와 정당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면서 정치인들도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 정치 발전을 위한 자성과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유정복, 정치 입문이 ‘확실한 공직관’ 형성 계기
유정복 전 시장은 이러한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 자신의 특수했던 정치 입문동기에 있음을 밝혔다. 바로 1995년에 첫 시행된 지방선거에서 김포군수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의 일을 꼽았다. 관선 군수로 부임했던 그는 인천시에만 연고가 있었지 김포군과는 학연, 혈연, 지연, 정당 등 아무런 연고도 없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유정복 전 시장은 당시 여당과 야당 후보의 득표 총수보다 더 많은 득표로 당선됐고, 이 일은 자신이 정치를 해야 되는 이유가 됐다고 했다. 즉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하겠다’는 공직자로서의 정치관이 형성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은 훗날 2014년에도 적용됐다. 유정복 전 시장은 당시 국회의원과 안전행정부 장관을 겸직하고 있었는데 당으로부터 인천시장 출마를 요구받았고. 그는 “사실은 제 개인의 안위와 영달, 그리고 향후에 정치적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결정할 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나 저는 저 자신을 버리고 국가와 지역 사회의 부름을 선택 했다”고 회상했다.

유정복 전 시장은 “제가 이렇게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정치인으로서의 가져야 될 덕목, 자세, 국가관 등 공직관을 얘기하는 이유는 최소한의 공직관과 정치 철학을 갖고 있어야 자신 스스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가치와 신념은 윤석열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과도 직결됐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 어느 한 학생이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질문했다. 이에 유정복 전 시장은 “윤석열 후보가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거나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중차대한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질 사람으로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것이 제 정치적인 신념이고, 소신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제게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그런 점에 대해 공감을 했고, 윤석열 후보야말로 국가 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사람이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유정복 전 인천시장(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 후보 지지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윤석열 캠프
유정복 전 인천시장(윤석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 후보 지지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윤석열 캠프

‘확실한 공직관’이 윤석열 후보의 최대 강점
한편 유정복 전 시장은 지난 7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차기 지도자는?”을 주제로 방영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에 출연해 ‘확실한 공직관’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했다.

다양한 질문이 오고간 가운데 유정복 전 시장은 “윤석열 후보의 최대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먼저 “윤석열 후보가 한 말 중에서 국민들에게 뇌리에 남을 대표적인 말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하겠다는 본인의 공직관을 확고하게 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윤 후보가 ‘국정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공정과 상식과 정의를 얘기하는 것이고, 국가 권력의 사유화나 독선적 국정 운영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서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확고한 공직 철학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세부적인 정책이 다 중요하지만 어떠한 국가관과 지도자로서의 철학을 갖고 있는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윤석열 후보는 국가를 이끌어갈 충분한 지도자적 자질을 갖고 있다고 확실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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