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와 결별
대체자로 김민수와 배성근, 박승욱 등 떠올라
딕슨 마차도. /연합뉴스
딕슨 마차도.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29)와 2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는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마차도, 앤더슨 프랑코(29)와 결별 소식을 밝혔다. 구단은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마차도, 프랑코에게 감사를 전하며 미래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적었다.

2년간 롯데 내야 수비 안정화에 앞장섰던 마차도는 자신의 SNS 계정에 "지난 2년 동안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 감사 드린다. 팀 합류 첫날부터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지난 2년 동안 롯데에서 쌓은 사람들과 인연이 그리울 것이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외국인 투수 프랑코의 재계약 불발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37경기에서 9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시속 150km 후반 대 강속구는 매력적이지만, 들쑥날쑥한 제구력이 문제였다. 게다가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승부를 내는 데 유독 애를 먹었다. 래리 서튼(51) 감독의 배려로 후반기에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긴 했으나 이 역시도 실패로 돌아갔다.

프랑코와 달리 마차도의 이별은 쉽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롯데에 합류해 입단 첫해 144경기 136안타 12홈런 67타점 79득점 타율 0.280, 장타율 0.422, 출루율 0.356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34경기에서 130안타 5홈런 58타점 83득점 타율 0.279, 장타율 0.361, 출루율 0.359의 성적을 냈다.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지난해에 비해 좋지 못했다. 특히 장타율 부문이 크게 떨어졌다. 타격 쪽에서 고개를 숙였다면 수비 면에서는 돋보였다. 지난해 1180.2이닝을 소화하며 수비 이닝 1위에 올랐던 그는 올해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1100.1)에 이어 2위(1076.2)에 포진했다. 실책은 11개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유격수 중에서는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결국은 한 방이 필요했다. 수비력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외국인 타자가 갖춰야 할 묵직함이 부족했다.

롯데는 지난해 마차도와 1+1 계약을 맺었다. 올해 구단 옵션으로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금 당장의 이별은 아쉽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이별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오점을 남겼다. 구단의 방향성과 계획이 바뀌는 중대한 사안을 SNS를 통해서만 알렸다. 물론 롯데는 마차도와 충분한 교감을 나눈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러나 마차도의 거취를 궁금해하던 팬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아무런 설명 없이 결과만 통보만 했다.

롯데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롯데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이석환(54) 대표와 성민규(39) 단장은 기존의 경직된 그룹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에서 인재들을 불러들이고 조직 개편을 통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기조는 여전히 그대로인 듯하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행정 처리는 미흡하기만 하다. 소통 문제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마차도가 없는 유격수 자리를 누가 대체하느냐다. 내야의 핵심인 유격수 포지션은 젊은 선수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고 해서 풀리는 자리가 아니다. 주전급 선수가 중심을 잡고 어린 선수들이 뒤를 받치는 흐름이 성적과 육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팀 내에 김민수(23)와 배성근(26), 그리고 최근 입단 테스트를 통과한 박승욱(29) 등 3명이 대체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롯데는 마차도가 떠난 유격수 대안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자원으로 마차도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외부 영입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석된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외야수와 포수 매물은 나왔지만 유격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롯데가 보강을 선택했다면 방법은 트레이드뿐이다. 최근 트레이드설이 무성한 삼성 라이온즈의 유격수 이학주(31)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롯데 측은 마차도의 결별과 이학주의 트레이드를 연결 짓는 것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방안과 대처 모두 미흡한 결정을 내린 롯데 구단이 모두가 납득할 만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까.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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