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평창 동계올림픽 때 흘린 눈물의 기억
16일 주종목 1500m 금메달 도전
최민정이 2018년 2월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실격 처리된 후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최민정이 2018년 2월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실격 처리된 후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스포츠 취재 현장을 누비면서 많은 선수들의 눈물을 봐왔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눈물 중 하나가 바로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4)의 눈물이다. 최민정이 앞서 11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에서 1분28초44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후 오열한 모습을 보고 불현듯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그가 흘렸던 눈물이 생각났다.

최민정은 2018년 2월 13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임페딩(밀기 파울) 판정으로 실격 처리되면서 눈물을 쏟았다. 상기된 표정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그는 인터뷰를 하던 중 이내 입술을 파르르 떨며 흐느꼈다. 최민정을 양 옆으로 둘러싼 국내 취재진은 숙연해졌고, 일부 취재진은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도 냈다. 흐르는 눈물에 눈 주위가 벌겋게 달아오른 그는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다. 거기에 보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특유의 착한 마음씨를 드러냈다.

최민정은 평소 잘 웃질 않아 오해를 사곤 한다. 어머니 이재순 씨는 “(민정이가) 아주 어렸을 때는 많이 웃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웃음이 줄어들었다”고 기억했다. 속을 들여다보면 최민정 만한 ‘천사’도 없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폐막한 지 이틀 만에 언론사 첫 인터뷰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최민정은 “바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운동도 성실하게 할 뿐 아니라 운동 외적으로도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팬의 편지에 손수 사인과 답장을 한 ‘최민정 미담’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민정은 편지를 보내온 팬들에게 종종 자필로 답장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정이 지난 11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 직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정이 지난 11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 직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에서 흘린 눈물과 베이징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는 사뭇 다른 듯 보인다. 평창에선 실격처리에 대한 아쉬움의 의미가 컸다면, 베이징에선 후련함과 기쁨의 의미가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저도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몰랐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되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힘든 시간이 은메달 획득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스물 네 살의 최민정은 스무 살의 최민정보다 확실히 단단해졌다. 올림피언으로서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 그는 16일 오후 열리는 주 종목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눈물은 ‘눈이 흘리는 땀’이다. 앞서 충분히 땀을 흘린 최민정은 이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일만 남았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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