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명 돌파
곽윤기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윤기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33)는 기량으로 세계 1인자였던 적이 없다. 비슷한 세대인 안현수(37·빅토르 안), 이정수(33)가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금메달을 따낸 데 비해 곽윤기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의 "안녕하세요.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어렸을 때 꿈이 컸다. 진선유(34) 누나와 김동성(42) 선배처럼 쇼트트랙 하면 정말 '레전드'로 불릴 만한 업적과 이력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그런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걸 일찍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최고가 되고 싶었던 마음에서 변화해 '온리 원(Only one)’ 저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상급 스케이터로 뛰기엔 체격 조건이 너무 불리했다. 작은 체구(키 164cm)로 인코스 추월 때 몸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고, 피치가 작아 가속이나 아웃코스 추월도 쉽지 않았다. 체중도 70kg가 채 되지 못해 코너를 돌 땐 원심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치열하기로 소문난 한국 쇼트트랙 정상권 언저리에서 약 15년을 버텼다.

16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 은메달을 딴 그는 밴쿠버 대회 계주에 이어 12년 만에 은메달을 추가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원래 올림픽을 즐기려 했는데 대회 초반 '여기는 즐기기만 하면 안 되는 곳이구나'라고 처음으로 느꼈다. 계주 결선 때도 막판에 제가 실수하는 바람에 선두에서 2번째로 밀려났고, 거기서부터 꼬였다"고 자책했다.

곽윤기 유튜브 채널 화면.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 캡쳐
곽윤기 유튜브 채널 화면.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 캡쳐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는 아니었지만, 곽윤기가 한국 쇼트트랙에 미친 영향은 남다르다. 한국 쇼트트랙 특유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기여했다. 국내 쇼트트랙엔 한국체대 출신과 비한체대 출신이 나뉘는 파벌 논란 역시 존재해 왔다. 연세대 출신인 곽윤기는 대표팀 선수들이 출신에 구애 받지 않고 격의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체대 출신 김아랑(27) 등은 곽윤기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 단골로 출연한다. 곽윤기는 ‘맏형’이지만 MZ세대답게 권위의식이 없어 후배들과 수평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핑크 헤어’를 한 그는 올림픽에 출전한 다른 나라 선수들과도 활발히 소통했다. 곽윤기의 AD카드(올림픽 등록 카드) 줄에는 배지가 가득 달려 있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우정을 다지며 활발히 배지를 교환한 증거다. 배지 수가 많을수록 대체로 인기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곽윤기는 은퇴 무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후 다음 날 ‘100만 유튜버’가 됐다.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긴 유튜버에게는 골드 버튼이 주어진다. 은메달에 이어 금빛 버튼까지 꽉 잡았다. 유튜브 채널처럼 그의 새로운 인생도 크게 번성하길 기대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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