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흥행 대박
일각에선 시청권, 접근성 문제 제기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 경기. 경기 후 손흥민이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 경기. 경기 후 손흥민이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쿠팡플레이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해 주관한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흥행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각에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의 단독 중계에 따라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트넘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6-3 승리를 거뒀다.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세비야(스페인)와 경기에선 1-1로 비겼다. 1차전엔 6만4100명의 관중이 입장했고, 2차전엔 4만3998명이 들어찼다.

‘중계 방식’을 두곤 의견이 분분했다. 토트넘 방한 경기들은 쿠팡 와우 회원을 위해 준비된 스포츠 이벤트 혜택으로 지상파 방송 중계 없이 쿠팡플레이 웹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만 시청이 가능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 멤버십(월 4990원) 가입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OTT다.

쿠팡플레이는 “토트넘과 팀 K리그의 1차전을 재생한 사람(UV·Unique Viewer 기준)은 184만 명이다”고 밝혔다. UV는 중복 없이 1회 이상 경기를 재생한 방문자를 뜻한다. 16일 토트넘과 세비야의 2차전 중계 UV는 110만 명에 달했다. 1, 2차전 UV 합계는 300만 명에 육박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대한 열기는 외신에서도 다뤄졌다. 데일리메일은 "약 200만 명이 토트넘과 팀 K리그 경기 중계를 시청했다. 한국 단일 스포츠 이벤트 중에서는 최다 스트리밍 기록이다"고 보도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을 믿고 사랑해주신 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게 큰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준비했다"며 "축구 경기를 계기로 수많은 와우 회원들이 경기장에 집결하고, 수백만 명의 와우 회원들이 동시에 쿠팡플레이에 접속했다는 사실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 경기. 골을 넣은 손흥민(뒤)이 해리 케인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근현 기자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 경기. 골을 넣은 손흥민(뒤)이 해리 케인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근현 기자

‘손흥민(30) 효과’ 등이 어우러지면서 쿠팡 측은 마케팅 대박을 터뜨렸지만, 한편에선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됐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특정 경기를 독점으로 중계하고 유료화를 했을 경우 시청권이 박탈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편적 시청권의 개념은 지난 2007년 처음 도입됐다. 방송법에 의하면 올림픽, 월드컵 경기와 같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는 국민 전체 가구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주요 방송사의 고위 간부 출신인 A 씨는 최근 “OTT가 뭔지 모르고, 쿠팡플레이를 모르는 이들은 토트넘 방한 경기를 쉽게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 중 한 곳과 동시 중계를 했다면 어땠을까 한다”며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50대 후반의 강모 씨는 17일 “회원 가입을 해서 봤지만, 60~80대 어르신들은 회원 가입을 하는 것조차 어려우실 것 같다. 실제로 주변에 토트넘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하셨지만 결국 보지 못하신 어르신들도 꽤 된다”고 전했다. 강 씨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수준의 경기는 아니었으나 손흥민 선수가 속한 EPL 팀의 방한 경기로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스포츠 중계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이번에 경험하고 보니 앞으로 어떻게 더 바뀔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트넘 방한 경기 중계는 스포츠 중계 패러다임의 변화와 그에 대한 엇갈린 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향후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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