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모로코, 스페인 꺾고 사상 최초 8강행
레그라귀 감독, 에이스 지예시 복귀 일등공신
국가적인 대표팀 지원, 월드컵 성공 일조
왈리드 레그라귀 모로코 대표팀 감독이 8강 진출 확정 이후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왈리드 레그라귀 모로코 대표팀 감독이 8강 진출 확정 이후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모로코가 월드컵 무대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아틀라스의 사자들이 보여준 돌풍은 요행이 아니다. 성공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한 실력이 빛을 냈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모로코가 7일 0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120분 혈투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야신 부누(31·세비야) 골키퍼가 파블로 사라비아(30), 카를로스 솔레르(25·이상 파리 생제르맹), 세르히오 부스케츠(34·FC바르셀로나)의 킥을 모조리 막아냈다. 신들린 선방을 보인 보누는 역사상 최고의 골키퍼인 러시아의 레프 야신을 소환했다.
 
이날 모로코의 점유율은 23%에 불과했다. 그러나 6개의 슈팅 중 2번을 유효슈팅으로 만들며 날카로운 역습을 보여줬다. 80% 가까이 공을 점유한 스페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으며 1개의 유효슈팅만 내줬다. 결국 아틀라스의 사자들 특유의 단단한 수비가 무적함대를 침몰시켰다.
 
모로코는 조별리그에서부터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후 FIFA랭킹 2위 벨기에를 2-0, 캐나다를 2-1로 차례로 격파하며 F조 1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 잉글랜드와 함께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점 7을 기록했다. 

하킴 지예시(왼쪽)이 스페인과의 16강전 이후 레그라귀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킴 지예시(왼쪽)이 스페인과의 16강전 이후 레그라귀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중심에는 왼발의 마법사 하킴 지예시(29·첼시)가 있다. 지예시는 바히드 할릴호지치(70) 감독 시절 불화로 인해 모로코 국가대표에서 뛰지 못했다. 지난 8월 선임된 왈리드 레그라기(47) 감독으로부터 팀의 중심으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다시 복귀한 대표팀에서 1골 1도움으로 팀의 월드컵 16강행을 도왔다.
 
레그라기 감독은 지예시뿐 아니라 누사이르 마즈라위(25·바이에른 뮌헨)의 복귀도 만들었다. 모로코 대표팀 레전드 출신으로 자국의 위다드 AC를 이끌고 올해 5월 CAF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는 등 지도자로서 실력도 출중하다. 월드컵을 3달 앞두고 선임되며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던 우려를 좋은 성적으로 날려버렸다.
 
축구 대표팀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도 모로코의 월드컵 성공을 도왔다. 현 모로코 국왕의 이름을 딴 무함마드 6세 컴플렉스는 3년에 걸쳐 건설된 축구 훈련장이다. 모로코 전 연령 국가대표가 이용 가능하며 아프리카 내 최고의 시설을 갖춘 훈련장으로 유명하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친 자국 감독과 국가 차원의 지원은 사상 최초의 월드컵 8강 진출 성과로 이어졌다. 그저 운에 따른 결과가 아니다. 11일 8강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나는 아틀라스의 사자들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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