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리금융 임추위,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낙점
임추위 "우리금융 도약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적임자"
임종룡 "조직혁신·신기업문화 정립 통해 신뢰받는 기업될 것"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임추위로부터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받았다. /연합뉴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임추위로부터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받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차기 회장으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추전했다. 임추위가 '관치금융의 부활'이란 시선에도 경영 안정성과 연속성보다 변화와 쇄신을 택한 것은 과감한 조직쇄신과 내부통제를 위해선 금융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겸비한 외부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차기 수장으로 낙점받은 임 후보자에게 놓여진 과제는 수두룩하다. 먼저 외부인사로서 객관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오랜 계파갈등(상업·한일은행)의 해소를 통한 조직쇄신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더불어 각종 금융 사건·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개선, 그리고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인 비은행 부문 확대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역시 임 후보자의 주요 과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3일 임 전 위원장을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는 임 후보자의 추천 배경에 대해 "임 후보자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서 우리금융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다"며 "우리금융이 과감히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 후보자는 2월 정기이사회에서 후보 확정 결의 후, 다음달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3년 임기의 우리금융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임추위, 임 후보자의 입장문을 근거로 임 후보자 취임 이후 우리금융에 대대적인 개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우리금융은 내부적으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의 계파 갈등 해소가 시급하다. 우리은행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 상업은행, 한일은행이 정부 지원으로 합병돼 탄생했다. 규모가 비슷한 은행 간의 합병으로 계파 갈등이 시작됐고, 여전히 내부 갈등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일은행 출신 손태승 현 회장 후임으로 같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그룹 2인자로 꼽히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  'DLF·라임펀드 사태', '700억원대 횡령사고', '외화송금' 등의 금융 사건·사고 등으로 얼룩진 그룹 이미지 쇄신 및 내부통제 개선 역시 우리금융 차기 회장이 풀어야 할 당면 과제다.   

지난 2021년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이 내·외부 잡음을 뒤로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환골탈태에 버금가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 후보자 역시 금융권 안팎의 기대를 인지한 듯 입장문을 통해 개혁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그는 "제가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신(新)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우리금융의 숙원사업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역시 임 후보자의 주요한 과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를 재출범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재출범 첫 해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차례로 인수했다. 지난해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 우리금융F&I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다만, 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비은행 수익 비중은 17%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이 43%로 가장 높고, KB금융 39.4%, 하나금융이 29.1%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올해까지 비은행 수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최근 벤처캐피탈(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비은행 부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 인수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가 없다.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잠재 매물로는 SK증권을 비롯해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주자증권 등이 꼽히고 있다. 유례없는 증시 호황기를 겪었던 지난 2020년과 달리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증권사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은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에 호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증권사, VC 등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중요한 시점에서 임 후보자가 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임 후보자는 1959년 전남 보성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무총리실장 등을 차례로 거쳤다. 지난 2013년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며 민관 수장을 모두 경험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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