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달 30일 일부시설 제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미세먼지 방지 효과·마스크 착용 습관화 등 이유로 마스크 착용 여전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이제 마스크는 꼭 입어야 하는 옷 같아요. 마스크를 벗으면 발가벗은 기분이 들어요".

전국 대부분의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단단히 하고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 서모 씨(30)의 말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달 30일부터 의료시설,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다.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된 지 2년 3개월여 만에 변화를 줬다.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지만,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 하루종일 착용해 답답함을 호소했던 시민, 마스크에 화장이 묻어나 불편함을 토로했던 시민도 쉽사리 마스크를 벗지 못한다.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미세먼지 방지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 씨(35)는 "오늘(6일)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라는데 코로나를 떠나 마스크가 필수다"며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60대 한모 씨도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종종 마스크를 착용했다. 호흡기 질환이 점점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되면서 앞으로도 영업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2010년대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된 이후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됐다"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 대기의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화장을 덜 해도 되고 표정 관리도 할 필요 없다는 점, 여전히 대중교통·병원 등에서 착용해야 한다는 점 등도 언급된다. 경기도의 한 요식업장에서 근무하는 조모 씨(23)는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 마스크 착용으로 보통 눈 화장을 집중적으로 하고 피부나 입술 등은 건드리지 않아 화장하는 시간이 절반은 단축됐다"며 "앞으로도 출근할 때는 마스크를 애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 씨의 직장 동료인 이모 씨(26)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근하는데,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반복하기 불편해 그냥 쓰고 다닌다"면서 "출근해 많은 손님을 상대하다 지쳐 표정관리가 안 될 때가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가릴 수 있어 좋다"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습관화 된 점도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마스크를 2년 넘게 매일 착용하니 꼭 입어야 하는 옷처럼 느껴진다"며 "이제는 마스크를 안 쓰면 발가벗은 기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50대 직장인 이모 씨는 "마스크를 벗고 집을 나섰다가,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걸 보고 다시 마스크를 썼다"며 아직은 마스크를 벗기 힘들다고 고백했다.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일주일이 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850명이다. 지난해 6월 27일 3419명을 기록한 뒤 224일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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