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리금융,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 달성·당기순익 증가율도 높아
사상 첫 분기배당 결정 등, 주주환원 정책 추진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금융 위해 소송 않고 금융당국 중징계 수용
용퇴를 결정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최대실적,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추진 그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금융을 위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수용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고 우리금융 떠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용퇴를 결정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최대실적,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추진 그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금융을 위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수용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고 우리금융 떠나게 됐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유종의 미를 거두며 우리금융을 떠나게 됐다.  

지난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지난 37년간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우리은행장·우리금융회장 등을 거치며 우리금융의 재출범과 민영화를 주도하며 전문 금융인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에 따른 금융당국의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고 끝에 용퇴를 결정한 손 회장은 임기 마지막 해에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업계 최대 성장률을 달성했다. 여기에 개인 명예를 포기하면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수용한 것을 비롯해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해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금융에 힘을 실어주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동시에 업계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 16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2조 5879억원)에 비해 22.46%(5814억원)가 증가한 수치로 우리금융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금융)를 기준으론 가장 적지만, 2021년 대비 증가율은 독보적으로 높다. 지난해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신한금융(4조 6423억원)이 2021년 대비 15.5%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하나금융(3조 6257억원)이 2.8%, △KB금융(4조 4133억원)은 0.08%에 머물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금융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추진했다. 우선, 금융환경 변화 등에 대비해 현 보통주 자본비율을 최대한 조기에 12%로 개선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 30% 수준을 매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배당금액에 대한 가시성을 제고하기 위해 분기배당 도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부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1분기까지는 경기 악화 우려가 존재해 2분기부터 분기배당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고와 정례화를 위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정관 개정을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2022년 배당성향은 26%이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4%를 올해 중에 실시할 것이다”며 “향후 연말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 12% 초과시 자사주 매입을 확대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기 마지막 실적 발표에 그룹 최대 실적은 물론 주주환원 정책까지 발표한 손 회장은 금융당국의 라임중징계까지 수용하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금융에 힘을 실어줬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손 회장은 금융당국의 라임펀드 관련 제재를 수용하고 행정소송은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확정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손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던 만큼, 이번에도 소송 제기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고심을 거듭한 손 회장은 행정 소송 의지를 꺾고,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수용하기로 했다. 취업 제한이라는 제약과 개인 명예 회복을 모두 포기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의 뜻밖의 결정을 두고 임종룡 차기 회장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우리금융을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라임 중징계 관련해 소송에 나섰으면 충분히 승소 가능성은 충분했다"면서 "하지만 손 회장이 개인명예나 취업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내하면서 소송을 포기한 것은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금융에 금융당국과 관계개선을 통해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임·소송을 모두 포기한 것을 종합해보면 크게는 우리금융, 작게는 우리금융에 남아있는 임직원을 위한 희생의 결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5일 만료된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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