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 정부, 올해 봄~여름 중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국내 연구진, "10년간 오염수 방류해도 유입되는 삼중수소 농도는 기존 10만분의 1"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 연합뉴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방사능 오염수를 상반기 방류하기로 했다. 국내 연구진은 국내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후쿠시마 제1원전 방류와 관련한 관계 각료회의를 개최해 올해 봄부터 여름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오염수 저장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를 고려해 2023년 봄 방류하겠다고 발표한 내용보다 다소 연기됐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지역 내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가 됐다. 원전부지로 지하수와 빗물 등이 유입돼 오염수가 발생하고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후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시기에 맞춰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ALPS로도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희속해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방류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해명에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지 등 태평양 지역 섬나라를 중심으로 17개국이 가입한 지역 블록인 PIF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어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방류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변국 또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북한 외무성은 "일본은 인류와 국제 사회의 엄정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 화근을 초래하는 위험한 핵 오염수 방류 계획을 지체 없이 철회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고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2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전화통화에서 투명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오염수를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 소개하는 김경옥 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연합뉴스
연구 결과 소개하는 김경옥 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에서 삼중수소(트리튬) 농도에 극히 미미한 양만 추가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연구진이 16일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확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출된 삼중수소가 10년 후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해 4~5년 후 본격적으로 유입된다.

연구진은 이후 유입되는 삼중수소 농도는 향후 10년에 걸쳐 오염수를 방류하더라도 한국 해역에 기존의 10만분의 1 정도인 0.001㏃/㎥ 내외라고 밝혔다.

두 기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입자추적 기법 방사능 물질 확산모델에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안을 적용해 나온 이번 추정치는 분석기기로도 검출되기 힘든 정도의 농도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 김경옥 해양과기원 책임연구원은 "실제로 생태계나 수산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한 판단은 추후 연구를 통해 밝힐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주도내 19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17일 "핵오염수에 담긴 62개 핵종 중 삼중수소만을 대상으로 확산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일본 정부가 준 왜곡된 데이터만을 활용했다"며 일본 정부가 제공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지적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오염수방출저지대응단은 입장문에서 "도쿄전력이 태평양도서국가포럼 과학자 패널 소속 전문가에게 제공한 자료를 보면 1000개가 넘는 오염수 저장 탱크 중 4분의 1만 샘플링을 진행했고 전체 64개 방사성 핵종 중 9개만 샘플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본의 다핵종제거설비 정화 능력도 데이터상 신뢰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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