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면서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축소되고 사무실 출근이 증가하고 있다. 출근길에 다시 오른 직장인들은 큰 폭으로 오른 점심값을 보고 눈이 커졌다. 1만 원으로 냉면 한 그릇도 사먹을 수 없다.
23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외식비 가격 동향을 보면, 2023년 1월 전국 외식 주요 8개 메뉴 가격(서울 기준, 환산 전)은 김밥 3100원, 자장면 6569원, 칼국수 8615원, 냉면 1만692 , 삼겹살 1만9031원, 삼계탕 1만6000원, 비빔밥 1만 원, 김치찌개백반 7654원이다. 8개 외식품목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0% 이상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외부적 요인으로 식재료 원가 수준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사무실이 밀집된 지역의 식사 가격은 더욱 높아 직장인들의 체감 물가는 더 심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공포를 이겨낸 직장인들은 일명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에 다시 한번 공포감을 느낀다.
서울에서 일하는 김모 씨(32)는 "점심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김치찌개 하나를 시켜도 8000~9000원이 든다"며 "도시락이라도 싸 와야 하나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료 서모 씨(34)도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식사 후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맛이 있는데, 그러려면 2만 원 정도는 소비해야 한다. 매일 2만 원 씩 쓰는 건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근무하는 30대 이모 씨는 "2년 여 만에 사무실 출근을 했는데 정말 안 오른 게 없었다. 김치찌개, 자장면 등 편하게 먹었던 식사 메뉴들이 이제 1만 원 정도 한다"며 "요즘은 다이어트도 할 겸 간단하게 도시락을 싸 와 점심 식사를 한다"라고 했다.
올해 초 입사해 인턴 생활을 시작한 박모 씨(25)의 한숨은 더욱 깊다. 그는 "이제 막 일을 시작해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못한데, 점심값으로 돈을 너무 쓰는 것 같아 힘들다"며 "식사를 거르고 일하기도 힘들고, 매 끼니를 사 먹으려니 남는 월급이 없을 것 같고 정말 고민이다"라고 호소했다.
물가 고공행진에 소비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찾아온 외식업 경기 회복세도 5개 분기 만에 꺾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4분기 외식 산업 경기 동향 지수가 82.54로 전 분기보다 7.3포인트 내렸다"고 알렸다. 아울러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회복세가 꺾였다"고 밝혔다.
공사는 지난해 12월 14~28일 외식 업체 3000 곳을 대상으로 경기 동향 지수를 조사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 외식업계의 매출 및 경기 체감 현황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 의미다.
업종별로 치킨 전문점이 75.6으로 가장 낮았고, 중식당(76.08)과 김밥집(79.19), 피자·햄버거·샌드위치(81.80), 한식 음식업(82.10) 등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경기 전망 지수도 85.8로 전 분기 대비 9.22포인트 급락해,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김정환 기자 kjh9501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