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환 기자] 대타로 나서 2루타를 친 강백호가 환희의 세리머니를 하다 주루사를 당했다. 

강백호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첫 경기 호주전에서 4-5로 역전당한 7회말 1사 후 최정(SSG 랜더스) 타석에 대타로 타석에 섰다. 강백호의 상대는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워릭 소폴드였다. 강백호는 유인구 2개를 골라 시속 136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강백호는 곧바로 오른손을 번쩍 치켜드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때 강백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진 것을 호주 2루수 로비 글렌데닝이 강백호의 몸에 태그했다.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강백호의 오른발이 떨어지는 장면이 확인됐다. 

2루타를 쳐 추격 찬스를 잡을 뻔한 강백호는 결국 쓸쓸히 더그아웃으로 발을 돌렸다. 치명적인 실수에 해설위원들은 물론 팬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아쉬운 모습이다,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장면이다"라고 말했다. 

이종범 MBC 해설위원은 “강백호가 뒤에 수비수가 없는 줄 알았던 것 같다. 끝까지 공을 확인했어야 하는데 아타깝다"라고 했다. 이대호 SBS 해설위원 역시 “절대 나오지 않아야 할 장면이 나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껌 논란'으로 한차례 실망감을 안았던 한국 야구 팬들은 이번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펀한 마음을 드러냈다. "역전패 너무 아쉽다. 역전을 거듭하며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강백호 선수 2루타에 나도 소리를 질렀는데, 어이없는 실수에 너무 속상했다. 다시는 절대 그런 모습 없어야 한다", "우리도 너무 속상하지만 강백혼 선수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다.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길 바란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2루타를 만들었던 강백호의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한순간이지만 짜릿했다", "행동 조금만 조심하면 정말 좋은 선수로 남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 야구팀은 이날 호주와의 경기에서 7-8로 패했다. 5팀 가운데 2팀만 2라운드(8강)에 진출하는 대회 조별리그 통과도 불확실해졌다. 

한편, 강백호는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 공화국전 당시, 한국이 6-1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껌을 씹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혀 야구 팬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김정환 기자 kjh9501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