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8년 건설돼 아시아 최대 규모 자랑
신발 제작과 소비자 분석 등 신발 제작 모든 과정 수행
데상트 DISC 전경 / 데상트 제공
데상트 DISC 전경 / 데상트 제공

[데샹트 DISC(부산)=한스경제 이수현 기자] 1920년대 고무신 제작을 시작으로 부산은 국내 신발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국제상사부터 태광실업, 삼호산업 등 여러 기업이 부산 신발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나이키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 또한 부산을 아시아 시장의 생산기지로 삼아왔다. 

100년 이상 농축된 기술과 인력이 모이면서 부산은 국내 신발산업의 뿌리이자 허브 구실을 하고 있다. 그리고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가 아시아 최대 규모 신발 연구 센터인 'DISC'(Descente Innovation Studio Comples)를 2018년 부산에 건설했다. 

크레이그 산토스 DISC 센터장 / 데상트 제공
크레이그 산토스 DISC 센터장 / 데상트 제공

DISC에서 만난 크레이그 산토스 센터장은 "DISC에서 근무하면서 직원들에게 한국 신발산업의 뿌리가 부산임을 강조했다"며 "부산은 우수한 인력과 장비와 시설이 몰려 있다. 데상트 또한 DISC를 세우는 동시에 부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데상트는 올림픽에 유니폼을 공급한 바 있다. 마이클 조던 등 여러 스포츠 스타들이 데상트 신발을 선택해 왔다"며 "데상트는 한국을 핵심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DISC는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DISC에서 진행한 발 스캐닝 작업 / 데상트 제공
DISC에서 진행한 발 스캐닝 작업 / 데상트 제공

거대한 원형 구조인 DISC는 디자인부터 시제품 제작, 데이터 수집, 소비자 분석까지 신발 제작의 모든 과정이 한 건물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9개의 협력 연구팀과 40명 이상의 과학자, 엔지니어가 근무하면서 제품 혁신을 이끌고 있다. 시설 곳곳에 마련된 세계 최첨단 시설은 더 빠르고 정확한 연구가 진행되도록 돕는다. 

DISC를 직접 방문해 신발이 제작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신발은 곧 과학'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DISC에는 인체역학연구실과 소재테스트실, 제품개발실, 샘플실, 소비자 연구실 등 연구개발이 가능한 시설과 전문 테스트 공간이 갖춰져 있다. 그 중 인체역학연구실은 신발 제작에 앞서 신발의 성능을 검증하는 곳이다. 개개인의 발을 스캔해 모형을 수집하고, 맞는 신발 형태를 제작한다. 

스캐닝 체험은 발에 스티커를 붙이고, 발을 기계에 집어넣어 진행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기계 바닥 온도를 높이고 발의 습기를 제거하면 기계가 자동으로 발을 스캔한다. 스캔된 사진은 다양한 모양으로 볼 수 있고, 발 볼의 넓이와 좌·우 크기 차이, 평발 정도 등 여러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

신발을 신고 런닝머신을 뛰며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하는 연구진 / 데상트 제공
신발을 신고 런닝머신을 뛰며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하는 연구진 / 데상트 제공

연구실에는 또 다른 첨단 장비들을 활용한 기술이 눈길을 끈다. 발 측정과 함께 다양한 소재의 바닥을 뛰어보면서 신발이 인체에 주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장비들도 존재한다. 영화 '아바타'를 연상케하는 모션캡처 기술은 인체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향과 힘까지 파악할 수 있어 놀랍다. 또한 러닝머신 위에서 직접 뛰면서 신발에 따라 소모되는 에너지를 숫자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도 신발에 과학을 더한다.

데이터를 모으면 재품개발실에서 제품 양산에 앞서 신발의 성능을 분석한다. 제품을 미리 살펴보고 성능을 최적화하는 이 단계에서는 먼저 제품의 개발 과정에서 재료 특성을 파악한다. 이어 제품에 적용했을 경우 성능 변화를 분석한다. 데상트 관계자는 "꾸준히 기술력을 높여 가상 설계를 최적화하고, 향후 이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목표를 삼겠다"고 자신했다.

다양한 신발 소재 및 프로토타입 / 데상트 제공
다양한 신발 소재 및 프로토타입 / 데상트 제공

제품 설계 후 신발 소재를 확인하고 샘플을 제작이 이어진다. DISC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신발을 생산하고 신발의 불량률을 확인한다. 3D 프린터를 비롯한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시제품은 이전에 비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되고 있다. 

시제품을 제작한 후에는 신발의 실제 성능 파악이 이뤄진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바닥에서 신발을 사용해 기능을 확인하고, 장기간 사용한 후 신발의 성능 변화를 파악한다. 수십만 회 검사를 진행한 후에야 완성된 신발이 양산된다. 

제품 생산이 끝이 아니다. DISC는 소비자 분석 단계를 거친다. 신발을 사용하는 육상선수를 대상으로 시험하거나 테니스와 러닝 등 각 분야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제공해 사용 후기를 확인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야 하나의 신발이 매장으로 이동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모든 과정을 거쳐 완성된 신발 완제품 / 데상트 제공
모든 과정을 거쳐 완성된 신발 완제품 / 데상트 제공

현장을 체험하는 동안 데상트 관계자는 "건강한 삶을 위한 브랜드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DISC는 신발산업의 중심인 부산에서 그 노력을 실제 결과로 만들기 위해 제품 혁신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데샹트는 DISC를 중심으로 신발 산업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데상트 관계자는 "데상트는 DISC에서 신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 개발해 기술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데상트만의 기술이 담긴 운동화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이라고 힘주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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