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2017년 은행권은 그 어떤 해보다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있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치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며 시장금리가 크게 뛰고 있고, 국내에서도 당장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이 기다리고 있으며 은행들의 전통 수입원인 이자마진도 줄어들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농협은행장은 올해의 생존전략을 어떻게 세웠는지 경제 위험요인, 경영방침 등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 “가계부채, 한계기업, 주택시장 위축…내년 3대 걱정거리”

5대 은행장들은 가계부채, 한계기업, 주택시장 위축을 내년 우리 경제의 3대 걱정거리로 손꼽았다. 특히 이들은 어려운 국내 경제에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져 국내 가계와 기업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내년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공약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에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질 것을 예상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금리급등은 가계·기업대출의 부실가능성 증가로 연결돼 은행도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비이자수익 축소 등 수익구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쳤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한계기업, 한계가구의 증가로 부실이 증가하고 자산 건전성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했다.

 

■ “핀테크에 더 속도낼 것”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은 올해 은행권의 최대 이슈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은 K뱅크는 이달 말∼2월 초 정식으로 문을 열 계획이고 K뱅크와 함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도 이달 초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하고 상반기 중 오픈한다. 이들과의 경쟁체제에 대비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핀테크로 대변되는 디지털 금융에 역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플랫폼 '리브'를 앞세워 '핀테크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심플(Simple), 안전(Secure), 속도(Speed)라는 3S를 모토로 삼아 비대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LG U+ 등 다른 통신업계와의 합종연횡도 강화할 것도 함께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간단한 문자 입력과 음성인식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텍스트뱅킹 서비스를 출시한 KEB하나은행은 SKT와도 연계해 생활과 밀착된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홍채 등 생체인증서비스를 뱅킹서비스 전반으로 확대하고,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 “내년 부동산 시장, ‘약세’ 전망”

은행장들은 대부분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저성장,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총체적 상환능력 평가(DSR) 시스템 시행 등으로 거래위축과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어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이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역시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본격 증가하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외 정치적 변동 등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은행장들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이 올해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않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금리 상승, 주택 시장 안정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해 무리한 외형 성장을 지양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주택담보대출은 규제 강화로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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