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제 연구진, 유전자 데이터 분석 결과 너구리 숙주 가능성 제기
WHO 사무총장 "중국, 데이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너구리 / 연합뉴스
너구리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너구리를 숙주로 삼고 확산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과학 연구소 ‘스크립스 리서치(Scripps Research)’, 호주 시드니대학교, 미 애리조나대학교 등 소속 연구진은 중국 우한 화난(華南) 수산시장에서 얻은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너구리가 숙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코로나19의 숙주는 박쥐로 지목을 받아왔다. 화난시장은 수산물뿐 아니라 박쥐 등 야생동물을 거래하는 장소였고 박쥐가 코로나19 중간 숙주 역할을 해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바이러스는 숙주 밖 환경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만큼 데이터에서 너구리의 DNA가 나온 점은 너구리가 바이러스 매개체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CNN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원인을 밝혀주지 못한다"며 "너구리가 처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구리가 사람들을 처음 감염시킨 동물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 대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 데이터는 3년 전 공유될 수 있었다"며 "우리는 중국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공유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해 우한을 방문한 미군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학계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유전자 샘플을 분석한 후 인간을 매개체로 한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확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 1월에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후 데이터는 삭제됐지만 프랑스의 한 생물학자가 이를 우연히 발견해 국제 과학자 그룹과 공유하면서 데이터는 재분석을 거치게 됐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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