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간적 제약 뛰어넘는 융·복합 표방하는 서울모빌리티쇼
예전 같지 않은 모터쇼의 위상
"차별화 전략 필요해" 자동차 업계 한 목소리
2021년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연합뉴스
 '2021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연합뉴스

[한스경제=성은숙 기자] 오는 30일 개막을 앞둔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신차 전시 위주의 전통적인 모터쇼를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연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가 '기계 덩어리'에서 '최신 전자제품'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맞은 가운데 모터쇼는 번영과 쇠락의 갈림길에 놓였다는 평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이다. 

1995년부터 열린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제자동차박람회다. 지난 2021년 전동화와 자율주행 확산 추세에 발맞춰 서울모터쇼에서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을 변경했다. 서울모빌리티쇼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는 전세계 10개국 160여개 기업·기관이 참가해 다양한 모빌리티 콘텐츠를 선보이는 융·복합 전시회로 탈바꿈한다. 완성차는 물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융합기술, 모빌리티 플랫폼·케어·라이프 등 모빌리티 산업 및 관련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른다. 산업 저변 확대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도 운영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승행사와 메타버스 공간도 마련된다. 

 해마다 쪼그라드는 '모토쇼' 위상

이러한 모터쇼의 변신은 모터쇼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근래에 모터쇼의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는 세계적인 모터쇼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제네바모터쇼는 4년 연속 행사를 취소했다. 2022년 파리모터쇼에는 현대차·기아,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상당수가 불참했다. 같은해 열린 부산모터쇼 역시 주요 수입차 브랜드가 대거 불참 소식을 전했다. 

모터쇼의 영향력이 쪼그라드는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세계가전전시회(CES), 배터리전시회 등은 갈수록 모터쇼처럼 바뀌고 있는 추세다. 또한 디지털마케팅이 보편화되면서 신차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모터쇼 외에도 다양해지고 있다. 속된 말로 '본전 생각나게 하는' 비싼 참가비용도 한 몫한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의 경우 1㎡(제곱미터)당 18만원~20만원 정도며, 부스설치 비용은 업체 자체 부담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터쇼가 들이는 돈에 비해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모터쇼를 하게 되면 가망고객들이 차를 보거나 타사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우리 차를 알려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요즘에는 그런 부분 보다 실제 우리 차를 구매할 고객들에게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모터쇼에서 신차를 내는 것들이 일반적이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CES나 인베스터데이 등을 통해 하는 편이고, 모터쇼에서는 철저하게 차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 '모터쇼 무용론' 섣불러…차별화 전략 필요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터쇼 무용론'은 아직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신차를 소개하고,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모터쇼 고유의 매력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 해의 비즈니스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이며 쉽게 만나기 어려운 차종들을 볼 수 있다"면서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다양한 차량 전시와 부대 행사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사랑해주는 많은 고객들에게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차를 디지털 환경에서 경험하는 것과 직접 보고 만지면서 경험하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라면서 "모터쇼는 모터쇼 나름대로의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어 다른 채널에 비해 홍보 효과가 적다고 단언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업계는 모터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요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모터쇼가 점점 커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동차 업체들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관련 산업의 이종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획이나 장치 등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개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누구도 CES가 필요한지, 아닌지 묻지 않지 않나. 쇼의 개성이 관람객들에게 얼마나 잘 전달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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