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서울 히어로즈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제공
프로야구 서울 히어로즈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자생력을 갖춘 구단이다. KBO리그 팀 중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운영된다. 네이밍 스폰서(명명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내부 육성으로 전력을 구축하며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창단 초기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재정난을 겪었던 히어로즈는 2010년 넥센타이어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은 이후 승승장구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KBO리그의 신흥강호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넥센타이어와 3차례 연장 계약해 2018년까지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유지했다. 

히어로즈는 2019년 키움증권과 5년 계약해 '키움 히어로즈'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올해는 히어로즈와 키움증권과 네이밍 스폰서 5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히어로즈와 키움증권이 계속 동행을 이어갈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예상보다 일찍 재계약에 성공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십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동반자 관계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기업의 스포츠마케팅이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국내 스포츠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모범사례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키움증권이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위재민 히어로즈 대표이사는 “메인스폰서십 조기 연장 계약 체결로 키움증권이 히어로즈 구단에 보여준 깊은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팬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모범적인 선진야구를 지속해서 보여드림으로써 우리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히어로즈와 키움증권은 8월경 계약 연장 협상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네이밍 스폰서 계약 기간 함께 성장했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고, 순조롭게 계약 조건을 조율하며 일찌감치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작년 한국시리즈 이후 키움증권에 계약을 서두르자는 의견을 전달했고, 올해 2월부터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 모두 시즌 전에 계약하는 게 좋겠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봐서 조기에 연장 계약을 채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앰블럼. /키움증권
키움 히어로즈 앰블럼. /키움증권

모기업 지원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에는 성적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성적에 따라 구단의 가치와 스폰서비로 받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최근 몇 년간 좋지 않은 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으나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2017년 딱 한 해를 제외하는 2013년부터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특히 키움증권과 계약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모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다. 지난 시즌 모두의 예상을 깨고 3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KS에서도 정규리그 1위 SSG 랜더스와 대등하게 싸우며 야구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히어로즈는 키움증권에 막대한 홍보ㆍ마케팅 효과를 안겨줬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효과’를 등에 업고 국내 주식 점유율 1위, 해외주식 거래대금 1위를 달성하는 등 종합금융 그룹으로 도약했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는 계약 첫해였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했고, 2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며 KBO리그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키움 히어로즈의 활약은 키움증권의 인지도 확대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히어로즈는 2019년 키움과 5년 500억(인센티브 별도)에 계약한 바 있다. 이번에는 50억 원 오른 총액 550억 원에 계약했다.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계약 금액은 최대 695억 원에 이른다. 구단 관계자는 “4년 전 계약과 비교했을 때 계약금이 10% 인상됐고, 세부 조건도 더 좋아졌다. 키움증권이 그동안 우리 구단이 낸 성과들을 제대로 평가해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인 스폰서와 연장 계약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한 히어로즈는 안정적인 상황 속에서 대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주축 타자 이정후(25)가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라 올해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할 적기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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