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행권 AI, 채용·신용평가·상담·리스크관리 등 폭넓게 활용
금융 AI 시장, 2026년엔 3.2조 규모로 성장할 것
내부적으로 관리체계…외부적으론 정책지원 뒷받침돼야
은행권의 인공지능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관리체계 개선과 정책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권의 인공지능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관리체계 개선과 정책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가운데 은행권의 인공지능(AI) 활용은 채용부터 신용평가 및 대출심사, 상담서비스 그리고 자산관리까지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향후에도 AI를 활용한 서비스는 더욱더 확대돨 곳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AI룰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부적으론 관리체계 개선, 외부적으론 빅데이터 기반 구축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의 정책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은행권에서는 채용단계부터 상담봇·챗봇을 통한 상담서비스, 신용평가 대출심사, 리스크 관리, 보이스피싱 방지 그리고 자산관리까지 다양한 분야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3월부터 중소기업 전문 취업 포털사이트 'i-ONE JOB(아이원잡)'에서 ‘AI 인재PLU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채용 기업에 적합한 인재 정보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채용공고와 이력서의 직무를 79개로 상세 분류한 ‘IBK직무사전’을 활용해 채용공고 내 우대조건, 산업별 선호조건 및 채용 이력, 인재 성향 정보를 AI 알고리즘이 분석해 인재를 추천하도록 해 정확도를 높였다.

지난 2021년 금융권 최초로 AI 은행원을 선보인 신한은행은 지속적인 고도화 작업을 통해 AI 적용 범위를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뱅킹 신한 쏠(SOL)에 ‘AI 음성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음성뱅킹’은 업무 내용 음성 지시를 통해 △메뉴 이동 △거래내역 조회 △계좌 이체 △대출 상품 안내 △다빈도 질문에 대한 설명 등 약 450개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고객센터의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는 '미래컨택센터 FCC STT·TA 시스템을 오픈했다. ‘FCC STT·TA’는 고객의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고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텍스트를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생생한 고객 반응을 확인해 금융상품, 서비스 개선, 데이터 분석 기반의 고객관리를 할 수 있다. 또한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탐지율이 34.3%나 향상됐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비정형 데이터 자산화’ 구축 사업에 나섰다. 비정형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자산화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화를 돕고 AI 기반 대화형 고객 상담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AI 음성기반으로 금융 상담을 할 수 있는 AI콜봇 서비스를 오픈했다. 특히 국내 최초 멀티 인공지능엔진 탑재로 업계 최고의 자연어 처리 성능을 확보했다. 아울러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객별 투자 성향과 목적에 맞는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인 '하이로보'도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의 AI 금융서비스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분야 인공지능 시장규모는 2019년 3000억원에서 2021년에 6000억원으로 45.8%가 증가했으며, 2026년까지 연평균 38.2%가 성장해 3조 2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AI 금융서비스 확대에 따른 과제도 분명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AI 성과와 역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이에 걸맞은 관리체계와 정책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인 토터스 인텔리전스(Tortoise Intelligence) 2022년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 종합순위는 2021년 5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 또한 관련 규제의 복잡성·모호성으로 인해 '운영환경' 부분 문에서는 32위에 머물렀다.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인 에비던트(Evident)가 글로벌 은행의 AI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금융 산업 내 AI 성과를 개선하려면 "효율적인 AI 전략 및 지배구조, 주기적 검증을 통한 AI 모형의 라이프 사이클 관리, 임직원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운영실무 차원에서 신규 데이터를 AI 모형에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전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AI 및 데이터 지배구조, 데이터 품질 관리, 주기적인 모형 평가 등 AI 관련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비던트에 따르면 AI 고성과 기업은 기술 관련 유수 대학 제휴(58%), 임직원 교육(47%), 유수 기술 기업 인력 유치(46%) 등을 통해 AI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에비던트는 "금융사는 경영진의 일관된 AI 경영 방침 아래 효과적인 AI 전략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AI 우수 인재를 채용·훈련해 AI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잭과제도 분명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금융업의 AI 활용에 따른 정책과제로 △인공지능 도입 상황을 감안한 규제설계 △빅데이터 기반 구축 및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AI 확산이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 대비 등을 꼽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축소하는 동시에, 과잉 규제하지 않도록 국제적 규제 적합성을 유지하고 AI 활용을 위한 양질의 디지털 생태계롤 조성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장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융사가 자유롭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 및 테스트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AI 활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며 "대형 금융사나 빅테크에 의한 시장지배력 강화에는 사전적 대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금융분야 AI 활용 활성화 및 신뢰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AI 활용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금융분야에서 AI 활용이 안전하게 확대‧정착될 수 있도록  △양질의 빅데이터 확보 △ AI 활성화를 위한 제도 정립 △신뢰받는 AI 활용 환경 구축 등 정책적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는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 등을 통해 AI 개발·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빅데이터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금융분야별 AI 개발·활용 안내서' 발간 등을 통해 금융권의 AI 활용 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지원제도를 정립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AI 테스트베드' 구축, AI 보안성 검증 지원 등 AI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제고될 수 있도록 AI 검증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분야 AI 활용 활성화 및 신뢰확보 방안의 세부 추진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는 한편, 향후에도 현장, 이해관계자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관련 제도와 규제를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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