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뎁스·경험·자신감 삼박자를 모두 갖춘 프로농구 서울 SK가 2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정조준한다.

SK는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 홈 경기에서 89-73으로 이겼다.

디펜딩 챔피언 SK는 2시즌 연속 챔피언을 향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역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 PO에 진출한 건 50회 중 47회로 확률은 94%에 달한다. 역대 6강 PO 대진 팀 중 정규리그 상위 팀이 4강에 오를 확률도 70%(50회 중 35회)에 이른다. SK와 KCC는 5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사실 SK는 온전치 않은 전력으로 이번 봄 농구를 시작했다. 팀 내 핵심 자원 최준용(29)이 부상 여파로 6강 PO에서 뛰지 못한다. 그는 지난달 11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 막판 머피 할로웨이(33)의 슛을 저지하려다가 왼쪽 발뒤꿈치를 다쳤다. 전열에서 이탈한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아직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다. 전희철(50) 감독은 최준용의 엔트리 포함 여부를 고민했으나 멀리 내다보고 이번 6강 PO에선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 감독은 "투입하면 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 부상 부위에 충격이 가면 다시 쉬어야 한다. 우선 우리가 6강을 잘 마쳐야겠지만, 조금 더 나중을 보고, 또 2주라는 시간이 있으니 최대한 아끼려고 한다. 잘못하면 나중에 더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선수가 빠져도 티가 나지 않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SK의 강점도 두꺼운 선수층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준용이 빠져도 끄떡없었다. '수비 전문 선수'로 평가받는 오재현(24)이 6강 PO 1차전에서 3점슛 3개 포함 17점을 올리며 깜짝 활약을 펼쳤다. 자밀 워니(29)가 26득점 12리바운드, 김선형(35)이 11득점 10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고, 최부경(34)도 12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최준용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SK의 탄탄한 뎁스를 실감케 했다.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 /KBL 제공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유도 돋보인다. 벤치와 선수 모두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경험을 쌓았다. 김선형, 최부경, 허일영(38) 등 단기전에서 빛을 발하는 베테랑들의 존재도 든든하다. 전 감독은 1차전 후 “선수들에게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느슨해지는 플레이, 이기적인 플레이는 자제하라고 당부했는데, 선수들이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여기에 SK는 6라운드에서 9전 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현재 SK의 자신감은 최고조다. 기세 싸움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자신감은 큰 무기가 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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