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에서도 3,4 차전에 유독 강한 모습
승부처 집중력과 전희철 감독의 맞춤형 전략 적중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다.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가 짜릿한 역전 시나리오를 적어내며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
SK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판 3승제) 2차전 전주 KCC 이지스와 경기에서 98-92로 승리했다.
1차전(89-73 승)에 비해 어렵게 V를 그렸다. 전반전엔 리드를 거머쥐었다. 49-45로 근소하게 앞서며 전반전을 마쳤다. 3쿼터에 고전했다. 11득점을 내는 데 그쳤다. KCC에 30점을 내줬다. 결국 60-75로 15점 차이까지 뒤졌다. KCC로 승리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SK는 4쿼터에서 반전을 써내기 시작했다. 4쿼터에만 무려 28점을 쏟아냈다.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연장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끝내 98-92으로 승리했다.
SK의 이런 짜릿한 역전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역전의 명수’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열세를 뒤집는 데 도가 텄다.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SK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 4쿼터 평균 20.6득점을 쌓았다. 10개 구단 중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3, 4쿼터 수비력도 좋았다. 경기당 평균 19.3실점을 마크했다. 최소 실점 4위다.
SK 핵심 선수들의 3, 4쿼터 기록도 인상적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외국 선수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은 자밀 워니(29·미국)는 3, 4쿼터 득점 1위다. 경기당 3, 4쿼에 평균 6.6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정규리그 MVP를 거머쥔 김선형(35)은 국내 선수 중 3, 4쿼터 경기당 평균 득점 4위다. 4.2득점을 터트렸다.
SK가 경기를 잘 뒤집는 건 단순한 운이 아니다. 선수들의 승부처 집중력과 전희철(50) SK 감독의 맞춤형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KCC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전 감독은 “‘역전의 명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KCC전에서도 승부처에 집중력이 나왔다. 뒤집는 경기를 많이 해봤다. 경기를 보면서 분위기를 탔다는 걸 알았다”며 “운은 아니다. 선수를 기용할 때, 수비를 강화할지 공격을 강화할지 선택한다. 아예 완전한 수비나 완전한 공격으로 멤버 구성을 하기도 한다. 이걸 운으로 표현하면 제가 정말 하는 일이 없는 거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이제 SK는 한 경기만 더 이기면 4강 PO(5판 3승제)에 진출한다. KCC와 6강 PO 3차전은 7일 오후 7시 전주체육관에서 펼쳐진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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