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테슬라, 중국 상하이에 40GWh 규모 ESS 생산 공장 건설 계기로 ESS 관심↑
폭염‧한파 등 극한 기후 상황으로 어려움 겪은 미국, 전력시스템에 ESS 적용 확대
침체기 이어지고 있는 국내 ESS 시장…한전 하이브리드 ESS 개발 중
한전 전력연구원의 고창 전력시험센터 BESS 실증시험장 전경 / 한전 전력연구원 제공
한전 전력연구원의 고창 전력시험센터 BESS 실증시험장 전경 / 한전 전력연구원 제공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40GWh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생산 공장 ‘메가팩토리’를 건설한다는 소식에 ES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라스롭에 40GWh 규모의 ESS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에 40GWh 규모의 ESS 생산 공장인 ‘메가팩토리’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연이어 대규모 ESS 생산 공장 설립을 발표하면서, 테슬라가 차기 먹거리를 ESS로 정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0억달러(한화 14조5,101억원) 시장에서 2030년 2,620억달러(345조 6,042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ESS는 무관성 전원, 간헐적인 출력 특성을 갖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다. 갈수록 복잡하고 대형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 전력계통 불안정성을 전력의 충방전 형태로 보상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주파수가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미국, 유럽 에너지 전환에 따른 ESS 도입 활발

이 같은 장점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ESS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폭염‧한파 등 극한 기후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은 전력시스템에 ESS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0년 8월 캘리포니아 순환정전, 2021년 2월 텍사스 대규모 정전, 2022년 12월 동부 전력 비상사태 등을 겪으며, ESS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규제개선 등 지원정책을 통해 전력공급 안전성 강화와 신시장 선점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대규모 장기 ESS 비용을 90%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유럽도 에너지 전환 및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ESS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최근 탈원전에 나선 독일은 전력계통의 분산화와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하 이전용 ESS를 10GW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 영국은 2019년 국가 대규모 ESS 프로젝트 필수조건 완화, 2021년 ESS 보조서비스 이용 요금 부과 기준을 개정해 ESS 보급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국은 2018년 ESS 누적 설비용량 1GW에서 2040년 29GW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 침체기 이어지고 있는 국내 ESS 시장…한전 하이브리드 ESS 개발

활발한 글로벌 ESS 시장과는 달리 국내 ESS 산업은 아직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이어 발생한 ESS 화재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ESS 업계 한 관계자는 “ESS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쇄하는 등 사실상 ESS 사업 포기 사태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ESS 연구개발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한전 전력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ESS다. 하이브리드 ESS는 서로 다른 운전특성을 가진 이종 ESS로 구성된 것으로, 각 운전특성을 고려한 상호보완적인 운전을 수행하며 서로의 장점을 유지하고 단점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얻기 위한 차세대 ESS 운영기술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하이브리드 ESS에 적용되는 MW급 주파수 조정용 슈퍼커패시터(슈퍼캡) 경제적인 모델 개발을 목표로, 올해 12월까지 ‘MW급 장수명·고용량 슈퍼캡 개발’, ‘MW 당 2.4억 수준의 슈퍼캡 시스템 경제성 모델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슈퍼커패시터는 15년 이상 장기 사용이 가능하고 유지비용이 적어 다른 단주기 ESS보다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배터리와의 하이브리드 ESS 협조 운전을 통해 역무를 분담해 배터리 수명을 대폭 연장하고 전기품질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전 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그리드슈퍼캡프로젝트팀 박병준 책임연구원은 “올해까지 슈퍼커패시터 에너지 밀도를 두 배 이상 높여 30초 이상 MW급 출력을 내는 고용량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사업화 모델을 확보해 한전 기술 우위와 다양한 수요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아이템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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