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 사회적가치연구원 ESG협력팀 팀장
                                          박영주 사회적가치연구원 ESG협력팀 팀장

[한스경제/ 박영주 사회적가치연구원 팀장] 나비의 작은 날갯짓처럼 미세한 변화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결과나 파장으로 이어지게 되는 현상을 나비효과라고 한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발전을 추구하는 ESG 경영의 나비효과는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까?

최근 몇몇 기사를 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0년 이후 100배 이상 급성장했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해 운전자들이 충전소를 찾느라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슈퍼마켓 체인업체 세인즈버리(Sainsbury)는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려고 도입한 진공 포장 방식이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이렇게 좋은 의도를 가진 환경 정책일지라도 잘못 구현되어 역효과를 낳는 현상을 그린보칭(green botching)이라고 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글로벌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사전·사후관리를 위한 제도를 만들어 노력하고 있지만, 역효과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효과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적극적 소통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기업은 ESG경영 목표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2022년 기후 컨설팅기업 '사우스폴'의 보고서에 따르면 COP26 기후 정상 회담을 앞두고 전 세계 수백 개의 기업이 앞다투어 '넷제로' 목표를 공개하느라 바빴으나 최근 그린워싱으로 논란이 생기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기후목표를 숨기는 그린허싱(green hushing) 또는 아예 침묵하는 '그린뮤팅(Green Muting)'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국 공정거래위원회의 2021년 1월 조사 결과, 그린워싱 사례의 50% 이상이 소비자들이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ESG 워싱을 방지하기 위해, 쉬운 정보를 체계적으로 투명하고 정확하게 제공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과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ESG경영 목표와 실천활동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떠한 임팩트를 미치는지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 매출 극대화 외에도 제품 및 서비스의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를 통해 생산부터 폐기되는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환경성과를 평가한다. 그리고, 소비자와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들, 즉 문제가 해결되고 지향하는 임팩트가 일어나는 과정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임팩트를 객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ESG 경영으로 인한 성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객관적인 데이터와 측정을 제시하고 지속해 개선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마다 중요한 사회문제와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 가능한 값을 매겨서 비교할 수 있도록 측정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민간 기업 자생적인 연합체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와 국내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협의체'의 참여기관들은 ESG 지표의 화폐화를 통해 ESG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즉, 무형인 ESG 임팩트를 숫자로 유형화하고, 비록 성과 값이 마이너스일지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플러스(+) 방향으로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국 ESG 경영의 나비효과가 항상 긍정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이 목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당사자의 영향을 고려하며, 객관적인 데이터와 측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과를 확인함으로써, ESG 경영의 나비효과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박영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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