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업 최적화·낸드플래시 개발 전문가를 각자 대표이사로
임시 대표 체제 7개월 만에 정식 리더 정해져
"SK하이닉스·솔리다임 시너지 속도 올라갈 것"
SK하이닉스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시총 200대 기업 ESG경영 평가(2021년말 기준)에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시총 200대 기업 ESG경영 평가(2021년말 기준)에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 제공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리더가 경영과 개발 전문가로 교체됐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말 인수한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로 아직까지 좋은 수익을 내지 못해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이다.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이번에 경영과 개발 분야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다시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들면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미국 현지시각 11일 이사회를 열고 노종원 SK하이닉스 미주사업TF 사장과 데이비드 딕슨 솔리다임 데이터센터 그룹 부문장을 새로운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노 대표이사는 2003년 SK텔레콤(SKT)에 입사해 SK하이닉스 미래전략실장과 경영지원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한 적 있는 사업 최적화 분야 전문가다. 지난해 말부터 솔리다임 최고사업책임자(CBO)를 맡아 신사업 기회 발굴과 대외 파트너십 업무 등을 주도해 왔다.

딕슨 대표이사는 인텔에서 28년 간 경력을 쌓은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전문가다. 인텔 근무 당시 낸드플래시 개발담당 임원과 데이터센터 SSD사업 담당 그룹장 등으로 지냈고, 솔리다임의 데이터센터 그룹을 이끌어 SSD 개발 전략 수립과 상품 기획을 맡아왔다.

두 사람은 솔리다임의 구원투수로 뽑힌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솔리다임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의 역풍을 그대로 맞으면서 흑자전환은커녕 지난해에 적자규모를 더 키워 SK하이닉스 애물단지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수요 둔화 영향으로 낸드플래시 수입성이 악화된 데다 솔리다임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었다”며 “비경상 비용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솔리다임 시스템을 개선해 비용 부분 효율부터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2월30일 SK하이닉스는 D램에 치중돼 있는 자사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야심차게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90억 달러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이 사업부를 운영하기 위해 신설된 미국 자회사가 바로 솔리다임이다.

인수 당시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과 함께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를 수 있고 기술 혁신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전했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매출액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은 2020년 11.7%에서 2022년 19%로 확대됐다. 

하지만 재고자산 증가와 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실적 부분에서 생각보다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롭 크룩은 1년도 못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지난해 10월부터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임시로 솔리다임 대표 자리를 대체해 왔다. 

업계에서는 솔리다임 경영진이 바뀌었다고 당장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낸드플래시 시장 자체를 보면 가격이 지난해 중순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 판매가는 원가를 밑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대비 8~13%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쟁사 상황을 봐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 연간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1위 기업 삼성전자 역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3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4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반도체 한파에서 벗어나고자 합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두 기업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SK하이닉스는 2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이번에 경영과 개발에 맞춰 빈틈없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만큼,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 창출을 꾀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에 사업과 기술력 각 영역에서 가장 큰 장점을 가진 두 사람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에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이 시너지를 내는 데 속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라인을 최적화해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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