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세근의 SK 이적은 예상 못한 일
사라진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
오세근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KBL 제공
오세근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8일 오후 6시쯤 서울 SK 나이츠가 오세근(36) 영입 사실을 발표하자 농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충격의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안양 KGC 인삼공사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줄 알았던 선수의 이적이고, 다른 하나는 이적 팀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결승 상대였던 서울 SK라는 점이었다.

프로스포츠 이적 시장에선 ‘비즈니스 논리’가 작용하지만, 오세근의 이적은 그러한 논리로만 설명될 순 없었다. 당초 KGC가 다년 계약기간과 일정한 연봉 수준을 제시했지만 오세근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심경을 밝히면서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저는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을 하며 큰 실망과 허탈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구단과 프랜차이즈 스타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일부 타 구단들은 오세근 영입전에 뛰어 들었고, 그 중 특히 오세근과 ‘중앙대 52연승 신화’를 합작한 김선형(35)의 소속팀 SK가 발 빠르게 대처해 대어를 낚았다. 오세근은 결국 SK와 계약기간 3년, 보수총액 7억5000만 원(연봉 5억5000만 원·인센티브 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KGC는 오세근을 잡으려 했지만 결국 오세근의 이미 떠난 마음을 잡을 순 없었다.

오세근과 포옹하고 있는 양희종(뒤). /KBL 제공
오세근과 포옹하고 있는 양희종(뒤). /KBL 제공

KGC는 앞서 올 시즌 챔피언결정 7차전(4승 3패) 종료 3초를 남겨두고 프랜차이즈 스타 양희종(39)을 투입시켰다. 어깨 부상 중이었지만 김상식(55) 감독은 주저 없이 양희종을 코트에 내보냈다. 구단을 위해 헌신한 선수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서였다. 양희종은 전화 통화에서 “KGC는 희로애락을 같이 해온 저의 인생 그 자체다. 가족과 같다”고 구단에 고마움을 표했다. 양희종은 은퇴식 거행, 지도자의 길 지원 등 KGC의 큰 배려 속에 화려하게 은퇴할 수 있었지만, 양희종을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 오세근은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2022-2023시즌은 KG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끝이 났지만, 구단 두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별 뒷맛은 크게 달랐다. 부상 중이던 양희종은 플레이오프(PO) 기간 기자에게 “경기 종료 30초 전 나가서 수비를 해야 한다고 하면 그 30초 동안 최선을 다해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해낼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양희종은 그만큼 팀을 위했고 오세근 역시 마찬가지였다. KGC가 팀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오세근을 단번에 잡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해온 프랜차이즈 스타는 존재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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